점심 즈음 엄마에게 사진 여러 장을 받았어.
오늘 2호, 3호가 했던 학예회 사진이었어.
아빠가 출장 중이어서 함께 하지 못했네.
특히 다겸이는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이었을 텐데 아빠가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다.
행사가 있는 날에 아빠가 어떻게든 갔었는데 이번엔 어려웠어.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가 함께 해 줄 수 있어서 다행이야.
점심시간에 사진과 동영상을 봤어.
친구들과 함께 멋진 복장을 하고 사물놀이를 하는 다겸이,
난타를 하는 다은이가 너무 멋지고 대견하더라.
같은 반 친구들과 얼마나 연습했을까?
실수 없이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
쉽지 않았을 텐데 장단과 구호, 동작을 맞추며 끝까지 해냈어.
학예회를 위해 매일 조금씩 연습했겠지.
엄마, 아빠가 항상 이야기하는 거잖아.
'무엇인가 조금씩 하면 완성된다'
오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장구와 북을 치는 것이 처음엔 어색했을 거야.
채를 잡는 법도 두드리는 법도 낯설었겠지.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친구들과 합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을 거야.
선생님이 알려주신 데로, 때로는 너희끼리 의견을 나누며 연습했을 모습이 상상된다.
또 하나의 작은 성공을 완성한 것을 축하해.
학교는 이런 '성공'을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해.
물론 집에서도 할 수 있지만,
친구들, 언니, 오빠, 동생들과 함께 경험하고 배우는 곳이잖아.
친구들과 함께 부딪히고, 의견을 나누고, 무언가를 완성하는 경험은 학교만의 특별한 배움이야.
엄마와 아빠는 학교를 마치고 너희를 학원에 보내지 않았어.
마음 맞는 집들과 함께 '공동육아 협동조합'에 다니는 것을 선택했어.
누나가 처음이었고 자연스럽게 너희 둘 까지 이어졌어.
처음엔 그곳에서 매일 놀기만 하는 것을 걱정했어.
'다른 친구들은 공부하러 영어, 수학 학원에 다니는데 안 보내도 괜찮은 걸까?'
이런 걱정을 하곤 했어.
사실 엄마, 아빠가 학교 다닐 때에는 학원에 다니는 것이 거의 의무였거든.
학교 마치고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야.
누나가 협동조합을 졸업한 이후, 중학교를 잘 다니는 것을 확인했어.
엄마, 아빠의 선택이 틀리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
협동조합에서 아빠가 처음 들었던 말이 있어.
'이곳은 노는 곳입니다. 아이들은 계속 놀 것입니다. 그리고 배울 것입니다. 이곳은 놀이를 통해 공부하는 법을 배우는 곳입니다.'
어때? 너희가 들어도 맞는 말이지?
하루종일 놀면서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잖아.
터전에서 놀고, 가까운 공원에서 놀고, 여름이면 캠핑을 가고, 겨울이면 눈 속에서 놀았어.
친구들과 다투기도 하며 화해하는 법을 배웠어.
학년이 올라갈 때는 진급 과제를 통과해야 형님이 되는 것을 인정해 줬지.
공기, 설거지, 밥 짓기 등의 과제를 해내는 너희 모습을 봤어.
마치 놀이인 것 같았지만 삶을 배우는 과정이었어.
너희는 그냥 놀았다고 생각하겠지만, 작은 성공을 쌓아왔던 거야.
그렇게 단단해졌고 낯선 문제가 오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거지.
이번 학예회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해.
장구와 북을 제대로 쳐본 적은 없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몸이 알아챘을 거야.
맞지?
앞으로도 너희가 풀어나가야 할 많은 숙제가 생길 거야.
어렵다고 피하지 않았으면 해.
그동안 너희가 해왔던 모든 경험이 숙제를 푸는 열쇠가 되어 줄 거야.
함께 응원하며 즐거운 경험을 쌓아가는 우리 가족이 되자.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