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마친 시간 1호에게 전화가 왔어.
"아빠. 나 목이 좀 아프고 기침을 하는데 오늘 좀 쉬면 안 될까?"
학교를 마치고 가는 공부방을 쉬어가고 싶다고 했어.
낮잠을 자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지.
"그래. 선생님께 이야기하고 좀 쉬어."
시험을 보고, 공부하는 친구들과 역사 기행을 다녀오느라 몸이 피곤해진 것 같더라.
최근에 독감과 감기가 유행한다는 이야기도 있어 걱정이 되었어.
다행히 집에 와서 약을 먹고 좀 쉬니 괜찮아졌다고 했어.
빨리 회복돼서 참 다행이야.
'얼마나 힘들었으면 공부하러 가지 못한다고 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
항상 우직하게 해내는 1호가 힘들다고 했으니 정말 아팠던 것 같아.
마침 전화를 받을 때 아빠는 책을 읽고 있었어.
일하러 간 곳에서 잠시 쉬는 시간이 생겼거든.
아빠가 좋아하는 부아c 작가님의 <외롭다면 잘 살고 있는 것이다>라는 책이야.
이런 이야기를 보고 있었어.
작가님이 어느 강연에 갔는데 서비스 직을 하는 분이 강사에게 질문을 했데.
'자신은 항상 밝은 모습을 유지해야 하는데 너무 힘들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고민 중이다.'
강사님은 "밝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것과 같다'라고 말하셨데.
우리가 핸드폰 화면을 밝게 하면 배터리가 빨리 사라지잖아.
그래서 적절한 밝기를 유지하거나 충전을 해야 한데.
때로는 전원을 꺼보는 것도 필요한 거지.
이 글을 읽고 생각에 잠겨 있는데 1호에게 전화가 온 거야.
참 신기하지.
사실 1호에게 엄마, 아빠는 의지를 많이 하고 있어.
'동생들 잘 챙겨줘라. 도와줘라. 때리지 마라. 싸우지 마라.'
때로는 식사를 챙겨주라고도 하지.
1호의 학교 생활도 참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아.
친구들과 어울리며 늘 활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잖아.
아빠가 1호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어.
항상 밝은 화면이길 기대했던 거지.
근데 말이야.
오늘 네가 잠시 쉬고 싶다고 말한 것이 고맙더라.
쉬워야 할 순간을 잘 알아채는 네 모습이 대견스러웠어.
아빠는 사실 아파도 아프지 않은 척,
장남이니까 울지도 않고 부모님과 동생을 잘 챙겨야 한다라는 부담이 있었어.
쉬워야 할 순간을 읽어내지 못한 적이 많았어.
그래서 갑자기 짜증을 내거나, 홀로 숨어버리는 경우도 있었거든.
근데 1호는 자신의 컨디션을 잘 파악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법을 아는 것 같았어.
2호, 3호에게도 고마워.
몸이 좋지 않은 1호를 위해 심부름을 해주기도 하고
장난을 덜 치고 조용히 배려해줬어.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잘하는 우리 가족이 되었으면 좋겠어.
너무 1호에게 부담을 주지 말자. 아빠도 그렇게 하지 않도록 노력할게.
추운 겨울 함께 응원하면서 따뜻하게 보내는 우리 가족이 되자.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