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씩 가져와!'

by 글곰

'생일 축하 합니다.'


오늘은 너희가 함께 자랐던 협동조합 교사의 생일이었어.

요즘엔 아는 사람의 생일을 까먹을 수가 없더라.

아침이면 카카오톡 화면에 오늘이 누구의 생일인지 표시가 되는 세상이야.


사랑하는 우리 교사의 생일이 올라왔어.

너희들에게 말했지.

'오늘 송이 생일이래!'


3호는 아직 협동조합에 다니고 있어.

3호가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더라.

"1만 원씩 가지고 와. 송이 생일 축하해 주자!"


이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더라.

엄마, 아빠가 말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다른 사람의 모습을 축하해 주는 모습 말이야.


1학년 때부터 너희와 함께한 송이는 늘 너희 생일을 챙기기 바빴어.

하지만 오늘은 고학년 형님들이 송이를 챙기는 깜짝 이벤트를 하는 날이 된 거야.


출장을 가기 전 아빠도 조합에 들렀어.

3호와 친구들이 케이크를 사는 것도 도와줬지.


터전에 들어가기 전 우리는 숨을 쉴 수가 없었어.

조용한 발걸음.

숨소리조차 내지 않은 채로 케이크에 불을 붙였어.

숨죽이는 너희 모습에서 송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

그 모습을 보며 아빠도 행복해졌단다.


드디어 문을 열었지.

"생일 축하합니다!!'


놀고 있던 1, 2학년 아이들은 깜짝 놀랐어.

영문도 모른 채 일단 박수를 치더라.

5학년 아이들의 축하 노래에 송이는 감동을 받았어.

어쩔 줄 모르더라.

우리는 시끌벅적하게 교사의 생일을 축하해 줬어.

많은 사람과 좋은 선물이 함께 하진 못했지만

교사에겐 소중한 추억이 된 것 같아.


아빠는 이 모습을 보며 생각했어.

'우리 아이들이 정말 많이 자랐구나!'

'다른 사람을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구나!'


우리는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없어.

가족, 가까운 사람,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지.

아빠는 오늘 깜짝 놀랐어.

3호가 아이들에게 용돈을 가지고 오라고 하는 모습을 봤어.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그것을 실천해 내는 것을 본 거야.

5학년 친구들끼리 의견이 잘 통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


어쩌면 그냥 흘려보낼 수 있는 교사의 생일이었어.

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어.

우리가 받은 것이 있으면 줘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


받은 것이 없더라도 주변 사람을 챙기는 모습은 중요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는 거지.

무조건 큰 선물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기쁘게 나누는 거야.

너희가 가진 용돈 안에서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어느새 부쩍 자란 너희 모습을 볼 수 있었어.


주변을 살피며 마음을 나누는 것은 좋지만

우선 우리 자신을 살펴야 해.

너희가 사용할 수 있는 용돈 1만 원의 범위 안에서 해결하는 모습처럼 말이야.


앞으로 너희 인생에 수많은 사람을 만날 거야.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맺었으면 좋겠어.

만남의 과정에서 상처를 받는 경우도 생길 거야.

근데 말이야.

너무 신경 쓰지 마.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에 더 감사하면 되거든.

사람에게 기대하면 상처를 받는 법이야.

오늘처럼 너희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내면 되는 거라고 생각해.


공동육아조합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너희를 보면 아빠는 가슴이 뭉클해져.

'내가 아이들을 잘못 양육하는 것은 아니구나!'

이런 마음이 들더라.


소중한 사람과 함께 시간과 마음을 나누는 우리 가족이 되었으면 해.

아들아. 딸들아.

엄마, 아빠는 너희를 언제나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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