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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 Aug 08. 2020

따뜻한 말 한마디 #6. 일을 떠나도 선배가 되어주세요

내부 동료보다 더 깊은 동료애

회사 대 회사로 일할 때에는 갑을관계가 있기 마련이다. 내가 일하는 직종도 어떤 회사에게는 갑이지만 대부분은 을인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회사에 일을 의뢰하고 그 일을 받아서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그런 관계로 만난 한 담당자가 있었다. 나보다 나이는 몇 살 어렸지만 일에 대한 열정만은 대단했다. 전공 아닌 업무를 수년째 해내고 있었고 나와 함께하는 일도 처음 담당하는 업무라 서툴렀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배워서 진행했다.


그런 그에게는 고민이 한 가지 있었는데, 전문적인 의학분야를 다루는 회사에서 나와 함께하는 하는 일은 회사를 대중적으로 알리는 일이었고 본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회사 내부에서 좀 더 전문적인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처음부터 시작해서 해내 왔던 업무에 대한 애착으로 부서이동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그 후로도 몇 년간을 나와 함께 일했다. 그러는 사이 그가 결혼을 했고 자녀가 생기고 휴직을 하고 돌아와서도 우리는 함께 일했다.


함께 일하는 동안 크고 작은 오해들도 있었고 각자 회사 간의 이해관계로 곤란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고생하는 서로를 보듬어주며 인간적인 애틋함이 생겨버렸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옆자리에 앉아있지만 다른 일을 하는 회사 내부의 동료보다 같은 일을 하는 그와 더 속을 터놓고 지내는 사이로 발전되어있었다.


어느 날 그가 나에게 작은 쇼핑백을 하나 건네주었고 그 속에는 선물과 함께 카드 한 장이 들어있었다.




"여러 가지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혹시 회사끼리 같이 일하지 않게 되어도 꼭 계속 연락하며 지내요."

"일을 떠나서도 저의 선배가 되어주세요"


세상에 많은 인연이 있지만 회사 외부 사람과도 이런 끈끈한 동료애가 생길 수 있다는 것에 더욱 감사했다. 내가 회사 밖에서도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인정받고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사실에 뿌듯하기도 했다.


오히려 매일 보고 부대끼는 사이가 아니어서 서로 좋은 점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가 매우 좋은 사람이기에 부족한 점도 많은 나를 좋게 봐주고 나의 편이 돼주고 나에게 이런 힘이 되는 말을 해준 것이지...


이제 나와 함께 일하지는 않지만 전문적인 분야에서 또 다른 활약을 하는 그의 앞날에 더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바라며 그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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