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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버반지 Jul 24. 2023

폭력 교사 폭력 학생

답답한 마음에 한 말씀 올립니다.

입 밖으로 내놓지도 못했다. 그런 줄만 알았다. 명백한 범죄임에도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했다. 교사가 학생을 폭행하는 일은 몇 십 년 간 아무 제제 없이 계속됐다. 우리 부모세대도 겪었다. 우리도 겪었다. 그러나 침묵했다. 이것에 제동을 걸게 된 시기가 놀랍게도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한 2010년도 무렵이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여 제보한 교내 폭행 현장이 연일 터져 나왔다. 이것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자각한 아이들이 마지막 탈출구로 내민 증거를 보고 그제야 학생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폭행이 무자비하게 자행됐던 80,90년대는 건장한 남자 교사가 힘없는 여학생 뺨을 후려치고, 남학생을 엎드리게 하여 발로 차 나동그라지게 했다.

그때 아무런 잘못 없이 폭행당하고 맞는 걸 목격했던 이들이 지금 부모가 되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이라며 숨죽이고 말 못 하고 살다 성인이 돼서야 알았다. 그것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는 걸.


지금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교사는 임용시험을 통과하고 어려운 공부를 해낸 실력파들이다. 이유 없이 어린 학생들 뺨을 쳐대고 치마 입은 여학생 엎드려뻗쳐 시키는 걸 교사의 당연한 권리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아니다.

과거 이유 없이 스승(?)에게 폭행당했던 이들이 학부모가 되어 현재의 교사에게 자녀 교육을 맡긴다. 자신의 학창 시절을 트라우마로 만들어버린 폭력 교사를 떠올리며 자신의 자녀만은 그런 일이 없게 만들어야지 생각할 것이다.


아무런 잘못 없는 과거 학생(현재 학부모)과 아무런 잘못 없는 현재 교사가 싸우고 있다.

너무나 답답하고 안타깝다.

사과를 하고 반성해야 하는 건 그때 폭행을 휘둘렀던 이들인데. 잘못하지 않은 이들이 서로 대치하고 있다.


이것이 법으로 해결될 일인가?

법을 정하고 정해서 학생과 교사가 교실에서 서로에게 '법대로 해'를 외쳐대야 하는 것인가?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은 '미친개'라는 용어를 아는 세대이신가요?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고 소외되는 학생 없게 한 명 한 명 챙겨주시던 은사님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인생 선배이자 기억에 남는 선생님마저 뭉뚱그려 더럽힌 건 폭력 교사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최근에 일어난 사건들을 보며 아무렇지도 않을 것입니다. 네. 잘못한 이들은 절대 인정하지 않습니다.

피해자들 간 안타까운 권리 주장이 된 것 같아 마음이 답답합니다.

평생의 인격 형성을 좌우하는 초중고 12년입니다. 어린 학생들이 부디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꽉 채워지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고대합니다.


학기 초 개별 면담하며 내성적인 아이라고 한 시간 반 동안 집에 안 가시고 제 얘기 들어주시던 담임선생님,










선생님 진심으로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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