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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 Jun 22. 2018

아프면 쌀을 먹자.

그리고 며칠에 걸친 다양한 근육 통증



 확실해졌다. 다듬지 않은 글을 올리는 일기장같은 공간이지만 그래도 이 곳에 글을 올리면 내 마음은 진통제 약을 먹은 것처럼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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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오른쪽 볼 안과 잇몸이 욱신거리더니 월요일엔 동료와 회의를 하던 중 그 통증이 더 심해져 자꾸만 볼을 만지작거리면서 마사지를 했었다. 그러다 다음 날 아침, 오른쪽 볼이 점점 더 부어오르는 것이 느껴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거울 앞에서서 얼굴을 보니 오른쪽과 왼쪽 얼굴의 비대칭이 심해져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귀 밑부터 턱밑까지 부어있었던 것이다. 통증이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배는 고팠고 마침 쉬는 날이기도 했기에 오랜만에 송어구이를 해 먹어볼까해서 아픈 곳을 마사지해가면서 나름 요리를 하고는 대충 플레이팅 된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볼 안쪽의 통증이 엄청 심해지는 것이 아닌가.

대략 10년 전에 볼거리에 걸린적이 있었다. 그 때 내가 어떻게 아팠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았기에 왠지 지금의 내 증상으로 보아하니 볼거리일 거라는 생각에 인터넷에 '볼거리'를 검색해봤다. 역시나 검색엔진에 나오는 증상도 역시 내가 겪고 있는 것과 맞아떨어졌다. 게다가 볼거리가 전염성이 있기에 격리조치가 필요하다는 블로거들의 글을 읽고는 마침 오늘이 쉬는 날이라 다행이다, 싶었다. 요즘 스트레스도 스트레스이거니와 균형잡힌 식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문득 작년 어느 날, 감기인줄 알았더니만 알고보니 부비강염이라는 것에 걸려 근 한 달동안 죽다 살아난 적이 있었던게 생각이 났다. 그 때도 정말 끼니를 대충 때우기만 했었지 건강하게 먹으려고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 병에 걸렸던게 분명했겠다 싶어 한국에 있었더라면 '쌀'은 탄수화물이니까 조금만 먹어야한다며 체중 관리 걱정에 멀리했었을텐데 죽다 살아난 경험이 있으니 '역시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 해! 어른들 말 틀린거 하나 없어!!!'라며 한 동안 쌀밥을 그렇게 해 먹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쌀과 퀴노아를 섞어서 밥을 짓고는 채소 가득 들어간 된장국과 미역볶음을 해서는 점심 때와 저녁에 집에서 하루 종일 머무르며 푹 쉬었다. 약은 먹지 않으려고 했건만 진통제를 결국 먹었고 볼리비아엔 'Mentisan'이라는 '호랑이풀'같은 만능통치 크림이 있는데 저녁엔 그 크림을 볼 밑에 바르고 부어있는 곳을 살살 마사지해주었다. 그러고나니 오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자기 전에 진통제를 한 알 더 먹고 잘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볼거리 때문에 아픈 귀 밑부분부터 쇄골뼈가 있는 부분까지 근육이 경직된 것 처럼 엄청나게 아프기 시작했다. 이게 약 때문인지 호랑이풀 때문인지 알길이 없었으니 경직된 부분만 계속해서 마사지를 할 뿐이었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으니까 무섭기도 했지만 그냥 단순히 근육이 놀라서 그런거라고 생각하면서 괜찮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귀 밑 붓기는 거의 다 빠졌지만 목 근육은 여전히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뭣 때문에 목 근육이 경직이 되냐고, 그것도 뒷 목도 아니고 앞 쪽 근육이! 출근을 한 다음 일을 하는 중에도 몸이 좋지 않으니 자꾸만 신경질이 올라오는 걸 참고 또 참길 반복했다. 퇴근 시간이 되었을 땐 이 근육경직이 점차 쇄골 쪽으로 내려가는게 느껴졌다. 설명하기 참 애매한데, 마치 귀 밑 볼거리균(?)이 목근육을 타고 쇄골쪽으로 내려가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아무튼 이상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귀 밑부분은 아프진 않지만 아침까지만 해도 목 아래 움품 파인 부분의 근육이 아프더니 이제는 어깨 근육이 뭉치는 것같다. 이렇게 며칠에 걸쳐서 발가락 끝 근육까지 하나하나 다 뭉치려나... 참 이상한 경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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