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감각을 되찾는 법

빛이 스며들지 않는 하루가 반복될 때

by 탄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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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감각을 되찾는 법>

빛이 스며들지 않는 날들이 계속됐어.

생각이 많은 어른이 되면
하루가 흐려지고,
마음은 구겨진 종이처럼 구석에 쌓이곤 해.

그래서 오늘 아침,
내가 먼저 말했어.

“우리 산책할까?”

아이의 눈이 동그랗게 웃었어.
그 웃음 하나에, 꽉 막혔던 마음이 조금 열렸어.

작은 아파트 산책길,
우리 둘이 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 음악 소리가 들려왔어.

“엄마, 저기서 나는 소리야!”
아이의 손을 따라 우리는
그 소리를 따라가 보기로 했어.

체육대회 중이던 중학교 운동장.
색색의 반티, 북소리, 환호성.
아이들과 나는 나란히 앉아
그 무대를 한참 바라보았어.

초록빛 운동장 위에서
아이들은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어.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나는 이어폰 없이 천천히 뛰었어.

발끝이 땅을 딛는 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자동차 소리…

처음엔 낯설었지만
조금씩, 조금씩
세상이 들리기 시작했어.

집으로 돌아와
당근과 애호박을 썰고
토마토와 모짜렐라를 또띠아 위에 올렸어.

오븐에서 노릇노릇 구워진 피자.
한 입, 또 한 입.
따뜻한 맛이 입 안에 퍼졌어.

그제야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건강한 삶은
아주 단순한 거구나.

발 아래의 땅,
내 옆의 사람,
입 안의 음식에
잠시 멈춰 집중하는 것.

그렇게 나는 구름 걷힌 하늘 아래,
나는 다시 햇살을 느낄 수 있었어.


(실제 만든 요리입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