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의 한마디가 남긴 마음
그날 '유퀴즈'를 보다가, 내 마음 한 구석이 조용히 울었다. 이상하게 오래 남는 문장이 있었다.
김우빈 씨가 말했다.
“아프고 나서야, 우리 엄마 눈이 이렇게 생겼었네… 하고 다시 자세히 보게 됐어요.
그 말이, 이상하게 가슴을 턱 막히게 했다.
동시에 묘한 반가움도 느꼈다. 아, 저 마음. 나도 안다.
너무 익숙해서 그냥 배경처럼 흘려보내던 얼굴.
그 얼굴을 어느 날 갑자기 처음 보는 것처럼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눈가의 잔주름, 웃을 때 살짝 올라가는 입꼬리, 말없이 건네주던 손의 온기.
늘 거기 있었는데 한 번도 제대로 본 적 없던 것들이 갑자기 선명하게 들어오는 순간. 그 마음을 나도 너무 잘 알았다. 나도 그랬으니까.
나 역시 엄마의 긴 투병을 곁에서 지켜보며 알게 됐다.
세상에 '당연한 오늘' 같은 건 없다는 것을.
어제와 똑같이 아침이 오고, 똑같이 해가 지고, 똑같이 밥을 먹는 이 하루가 사실은 기적에 가깝다는 것을.
그저 주어진 이 하루를 감사히 살아내는 것이
어쩌면 인생의 전부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김우빈 씨는 또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재석이 형 눈도 더 자주 보고,
촬영감독님 얼굴도 유심히 바라봤어요.”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맴돌았다. 모든 존재와 지금 이 순간이 유한하다는 걸 몸으로 알게 되면, 눈길부터 달라진다. 흘려보내던 하루를 정성껏 바라보게 된다.
시선이 달라지면 삶이 달라진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다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집에서, 직장에서, 버스에서, 마트에서. 우리는 매일 수많은 얼굴을 스쳐 지나간다.
대부분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스쳐 지나가는 얼굴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 사람으로서 바라보는 일.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작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건네는 일.
그 순간만큼은 우리도 서로를 온전히 마주 보게 된다.
스쳐 지나가는 사이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언가가 오간다.
어쩌면 인생은 얼마나 높이 올라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순간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었느냐가 우리를 결정하는지도 모른다.
오늘 내가 마주치는 눈, 얼굴, 목소리. 그것이 누군가에겐 마지막일 수도 있고,
혹은 아주 오랜만에 받는 관심일 수도 있다.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한 번 더 바라본다.
버스 창밖에 비친 내 얼굴을,
식탁 맞은편에 앉은 가족의 얼굴을,
슈퍼 계산대 너머에서 묵묵히 일하는
어떤 사람의 얼굴을.
그러니까 오늘, 조금 더 자주 바라보고, 조금 더 자주 인사하고, 조금 더 자주 "고마워요"라고 말하면서
이 당연하지 않은 하루를 함께 건너가 보자.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이,
사실은 얼마나 귀한 선물인지 잊지 않으면서.
오늘을 기록하는 일을,
글과 영상 두 가지 방식으로 계속 이어가 보려 합니다.
오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면,
같은 내용을 담은 영상도 천천히 감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