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사람, 두 번째.
오월, 체리가 제철인 이스탄불의 늦봄. 악사라이 Aksaray에서 친구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 손수레에 체리를 담아 팔고 있는 아저씨를 보았다.
일 킬로에 오리라. 네 사람 모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데다 한 집에 살아도 셋 이상 모여 밥 먹기도 힘드니 언제나 킬로 단위로 야채나 과일을 살 때면 꼭 마지막 얼마는 상해서 버려지곤 했다. 집에 가는 길 천천히 걸으며 먹어야겠다 싶어 2리라치만 살 수 있냐 물으니 아저씨가 그렇게 적게 사서 뭐 할 거냐 하신다.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했더니 작은 소쿠리로 체리를 푹 떠다 봉지에 담아주셨다. 돈을 내밀었더니 손사래를 치며 뭐라고 얘기하신다. 2리라가 아닌가 싶어 손가락 두 개를 폈더니 아저씨는 가슴에 오른손을 올리시며 가라는 듯 손사래를 치신다.
돈을 받지 않겠다는 이야기인 듯하다. 정색을 하며 아니라고 돈을 건네드려도 한사코 돈을 도로 쥐어주며 가라고 웃음 짓는 아저씨. 너무 적은 양이라 돈을 받기 민망하셨던 건가 싶어 괜히 적은 양을 사겠다 얘기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아저씨가 체리를 입에 넣는 시늉을 하신 후 엄지를 들며 웃으신다. 체리가 맛있으니 많이 먹으라는 말인가 보다.
감사하다며 손을 가슴에 얹고 인사한 후 나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집에 오는 길, 봉지에 있던 작고 단단한 까만 체리 하나를 꺼내 씻지도 않고 날름 입에 넣었다.
단단한 과육에서 나오는 즙이 참 달다.
한밤의 작은 선물에 내 마음도 달다.
2015년 5월 26일 21시 22분
Aksaray, Istanb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