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게민 Dec 03. 2020

어떻게 매번 좋은 일이겠어요

 며칠 전 음악을 들으며 걸어가던 중 한 음악이 나오자마자 다른 노래를 틀어버렸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반복 재생하면서 인생 노래라고 생각했던 노래였는데

한 달 후에는 너무 많이 들은 탓인지 노래가 나오자마자 지겹다고 생각하며 바로 넘겨버리는 나의 행동을 보고 '역시 모든지 완벽하게 좋은 것과 싫은 것은 없구나.' 하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개인적으로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은 뚜렷하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는 것 같다.

재미를 느끼며 시작한 것이 정말 하기 싫은 '일'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처음에는 너무 하기 싫었던 '일'을 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며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요즘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 좋아하던 '글쓰기'에 대해 권태로움이 찾아왔었다.

아직 책 한 권 내보지 못한 작가 지망생이 벌써부터 글쓰기에 권태로움을 느낀다는 사실에 스스로 한심하면서도 우습고, "왜 권태로움이 들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보름 동안 글쓰기를 잠시 내려두고 권태로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결과 권태로움의 이유는 '나에 대한 집착'이었다. 

 취미로 쓴 글에 대해 블로그 이웃들의 반응이나 주변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앞으로 쓸 글들 전부 사람들의 기대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겼고, 압박감이 생긴 순간 완벽함을 계속 추구하다 보니 글쓰기와의 권태기가 생겨버린 것이다.


 재밌고 좋은 일을 하다 보면 성과가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얼른 끝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자유롭다 보니 완성도가 훨씬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일보다는 즐겁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을 하다가 주변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반응에 기대에 행동하다 보면 일의 재미를 잃어버리게 된다. 항상 좋은 반응만을 받고, 전보다 더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게 되기 때문이다. 

 항상 좋은 결과만을 얻어오는 나의 모습에 집착하게 되면 모든 것은 다 일이 되어버린다.

또 나에게 일적으로 이득이 있을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기에

나를 위한 일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하는 행동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 '싫은 일'이 되어버린다.

좋아하는 일로 계속해서 남겨두고 싶다면 남이 봐주는 나의 긍정적인 모습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게 1순위이다.


 흠, 그렇다고 어떻게 평생 싫어지는 일이 안 생길 수 있을까...

좋아하던 일이 싫어질 때는 계속 매달리며 집착하기보단 인간관계에서 타인과 나의 일정한 거리를 두듯, 좋아했던 일과도 잠시 거리를 두는 일이 필요하다.

좋아하는 일이 싫은 일이 되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우리는 일에 대한 '기대와 집착'사이에 '나와 재미'를 중심으로 두며 긴장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싫어진 일이나 처음부터 싫은 일은 그냥 살짝 맛만 봤다 생각하자.

또 다른 일의 재미를 찾아 사랑하면 되니까.







이전 08화 글씨체에 담겨 적힌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