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잠에 들기 전 하루를 부지런하게 살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나름대로 하고 있긴 한데 막상 한건 없는 것 같고, 뭔가 더 열심히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는 순간.
지인 중에 하루를 정말 알차게 보내는 친구가 있다. 매일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며 아침 7시 반에 일어나서 밤 12~13시에 하루를 끝내는 친구였는데, 문득 나도 그 친구를 따라서 살면 더 알차고 성공한 삶에 빨리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 무작정 친구의 생활패턴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7시 반에 일어나서 계획했던 일을 하며 한 달 정도를 따라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전보다 긴 하루를 보내고 있음에도 일의 능률은 점점 떨어지게 되었다. 친구를 따라 살기 전에는 일주일에 원고지 500매 분량의 글을 썼다면, 따라한 후에는 원고지 400매 정도 쓰는 것에 그친 것이다. 처음에는 바뀐 방식에 적응하는 시기라 생각하며 넘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일의 능률이 점점 더 떨어지는 것을 보고 깨달았다. 나는 아침보다는 오후 시간대에 집중이 더 잘되는 저녁형 인간이자 충분한 수면(7시간)을 취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친구의 생활패턴을 따라 살 때는 하루에 5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했고, 아침에 일어나 글을 쓸 때에도 비몽사몽 하고,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생각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일의 능률이 떨어진 것이었다.
남들이 성공할 수 있는 좋은 삶의 방식이라 하더라도 나와 맞지 않다면 그 방법은 삶의 치트키가 아닌 내가 거쳐간 삶의 방식 중 하나가 된다. 내가 게을러서,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닌 나의 템포에 맞지 않았을 뿐인 거다.
미라클 모닝의 삶은 실패했지만 이번에 친구를 따라 살면서 얻은 것이 하나 있다면, 계획한 일은 전부 다 마치는 삶의 규칙이 한 가지 더 생겨났다는 것이다. 주문 제작하듯 나를 알아가며 삶의 방식을 내게 딱 맞게 만들어가는 것 또한 인생이 주는 하나의 재미이다.
적당히 따라 살자. 따라 하다 아닌 건 버리고, 좋은 건 계속 따라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