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게민 Jan 02. 2021

오지랖 부릴 수 있는 용기

가끔은 오지랖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나 사이의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라는 말이 있듯이 너무 과한 관심은 오지랖이 되어 인간관계에 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개인주의적인 성격이 강한 사람으로서 나와 상대방 사이의 적정선 유지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하지만 인생에서 자신의 소신과 관심의 정도에 따라 오지랖을 부리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나에게  순간은 '동물' 관련된 분야였다. 동물 문제 중에서도 공장이나 시골에 방치된 강아지들, 동물학대와 같은 곳이었는데 처음에는 오지랖을 부릴 용기나 방법을 몰랐기에 처음부터  분야에 오지랖을 부리진 않았다. 괜히 섣불리 나섰다가 사람들이 오지랖 부린다 생각할까 겁을 먹었던 부분도 있었던  같다.


 내가 처음으로 오지랖을 부리는 용기와 방법을 배운 곳은 우연히 접한 동물 구조자의 sns를 통해서였다. 학대나 방치된 동물들을 구조하는 개인 구조자의 sns였는데, 어느  sns 알고리즘에 의해  사람이 올린 글과 사진을 접하게 되었다. 개농장  속에 갇혀있는 개들의 참혹한 모습을 담은 사진은  여러 개의 사진 속에서도 가장 눈길을 끌었다. 평소 동물복지 분야에 관심이 있었지만 학대당하는 동물들의 사진을 보는 자체가 너무 괴롭고 잔상이 오래 남아 차마 보지 못하고 넘겨버렸었는데 문득 '생각하지만 말고 행동하자'라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클릭했던 것 같다.


 개인 구조자가 올린 사진 속에는 줄지어 놓인   속에 불편하게 갇혀있는 여러 개들의 모습추위 속에 떨고 있는 개들의 앞에 놓인 음식물쓰레기와 얼어붙은 물그릇,  도살의 흔적  개농장의 참혹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개인 구조자는 사진과 함께   속에 갇힌 개농장 강아지들을 구하는 과정에 대한 글을 함께 올렸고, 댓글을 통해 사람들은 민원을 넣거나, 동물구조단체에 의뢰하거나, 직접 개인 구조자와 함께 구조하겠다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개인 구조자를 돕고 있었다. 쉽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행동에 개농장에 갇혀있던 개들은 구조되기 시작했고, 개인 구조자와 사람들의 후원을 통해 구조된 개들은 치료를 받고 후에는 따뜻한 가정으로 입양을 간다는 소식의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는 sns에서 고난 속에서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동물들을 구조하는 구조자들의 모습을 보며 그동안 동물학대 개선에 관심은 있었지만 감정상 괴롭다는 이유로 실천하지 못하고 회피했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구조자의 영상에서 동물을 학대하는 주인이 구조자에게 "당신이 뭔데 참견이냐. 남의 일에 오지랖 부리지 말고 가라." 하며 폭언을 하는 영상을  적이 있는데 그 말을 들은 구조자가  "참견할 일이다. 오지랖이라 해도 잘못된 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는 일이다."하고 말한 것을 보며  구조자들의 행동을 오지랖이라 사람들이 생각한다면   오지랖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나는 조금  나아가 sns 올라오는 동물학대의 문제에 내가   있는 선에서 사람들을 따라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민원을 넣고, 후원을 하고, 글을 공유하는  작지만 도움이   있는 일부터 시작하며 sns에서 배운 오지랖을 부릴 용기와 방법을 통해 동물복지에 오지랖을 부리고 있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오지랖은 무례함이  수도 있고, 작은 변화나 도움이  수도 있다.

때문에 타인이나 언뜻 보기에 나와는 상관없는 것에 대해 개인의 가치관이 포함된 긍정적인 관심에 대한 행동을

함부로 쓸데없는 오지랖이라 치부하는 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어느 분야든 내 오지랖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있다면 자신의 소신에 맞게 오지랖을 부려보는 것은 어떨까?


세상에생각보다 당신의 오지랖을 기다리는 것들이 꽤나 많을 것이다.

이전 25화 빠른 게 왜 좋으세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