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변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https://youtu.be/Tj0PqYu12mg
나는 내가 싫다. 이 곡의 제목 그대로. 꽤 오래 싫어해왔는데 요즘은 그냥 좋지 않다 정도이지 싫은 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에 과연 매순간 100%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존재할까 하는 의문이 들어 이게 정상인 거라 생각하기도 한다. 어쩌다 드렁큰 타이거가 생각나서 노래를 찾아 듣다 이 곡에 도달했을 때 뭔가 답을 얻은 기분이었다. 삶에 한 번, 두 번은 찾아오는 어두운 시절에 누구든 스스로를 싫어하게 된다. 그 시절엔 모든 것을 원망하고, 모든 이에게 열등감 혹은 잘못된 우월감을 느껴 공격적인 태도로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게 스스로의 눈에도 멋져 보이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혐오스러우니 스스로를 싫다고 말하게 되는 거겠지.
그러나 저 곡으로 얻은 깨달음으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어두울 때나 밝을 때나 나는 변하지 않는 내가 정말 싫다. 우울을 잘 해결해 내가지 못하는 내가 싫고, 피로와 우울을 구분하지 못해 잘못된 방식으로 감정 해소를 하는 내가 싫다. 순간의 감정에 취해 과한 말을 뱉어내는 내가 싫고, 그 말을 후회하며 끙끙 앓는 내가 싫다. 좋아하는 것만 하려는 내가 싫고, 싫어하는 건 죽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내가 싫다. 스스로의 계획을 실천하지 않는 내가 싫고, 또 할 수 없는 걸 알면서도 매일 입으로만 스스로를 줘패는 내가 싫다. 사람의 말을 꼬아 듣는 내가 싫고, 꼬아 들은 말이 옳았을 때 그럴 줄 알았어 하고 우쭐하거나 낙담하는 내가 싫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변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도 생각한다. 우울을 잘 해결하지 못하기에 스스로와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고, 그 후에 얻은 깨달음을 적절하게 써먹는 난 좋으니까. 순간의 감정에 취해 과한 말을 뱉어냈다가도 그 다음에는 후회와 반성을 하고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는 나는 좋으니까. 좋아하는 것만 하려 하고 싫어하는 건 하고 싶지 않아왔기에 지멋대로 잘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다시 이전에 좋아했던 아이돌을 좋아하게 되고, 덕질에 진심으로 임할 수 있다고도 확신한다. 그리고 나이 먹으니까 싫어하는 걸 하긴 하더라. 말이 많아서 그렇지. 언젠가는 좀 덜 화내면서 할 거라고 믿는다. 계획을 실천하지 않는 내가 싫은 건 너무 당연한 거니 이건 고치자. 할 수 없는 걸 알면서도 입으로만 스스로를 줘패는 건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말을 꼬아 듣고, 깊이 생각하니 당장은 피곤하더라도 언제나 준비하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리고 그 덕에 무너지지 않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무엇보다 이 모든 문제를 안고서도 나를 공격하지, 타인은 공격하지 않는 내가 좋다. 그럼 됐지 뭐. +/- 제로니까.
뭔 소린가 싶지만 It's just another day so I know it's ok. 윤미래가 노래한 혹은 함께 썼을 지도 모를 그 노랫말에 기대 애써보는 거다.
내가 변하지 않아서 다행인 이유는 취향이 잘 변하지도 않고, 좋아하는 것만 좋아하는 덕에 또 한 번 너를 알아봐서, 매일 같이 새롭게 좋아하고 있어서다. 남의 집 아들내미를 이렇게까지 좋아해도 되나 싶긴 하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