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정말

by 몇몇

봄은 정말 살랑살랑 찰나 스쳐가면서도 사람을 흔든다. 어찌나 포근하고 말랑하고 쓱 보듬어 주는지 봄 속에선 우린 평화롭고 평온하다.


그러니 꽃도 피고, 새싹도 자라고, 사람들은 봄의 날씨를 놓치지 않으려 바깥에 머문다. 기만 해도 봄의 모든 것들이 다가와 주변을 감싼다.


좋은 향 따뜻한 공기 바람이 불어도 춥지 않고 햇빛아래 서도 덥지 않은. 사람은 사실 봄을 살려고 나머지 시간을 견디는 건 아닐까. 꽃이 그렇듯.


바쁘게 걸어서 지나버리고 싶던 길도, 춥거나 더워서 빨리 실내로 가버리고 싶던 마음도 모두 훌훌 저 멀리 날아갔다.


그저 밖에 서서, 혹은 앉아서, 또는 걸으며 하염없이 봄 속에 있고 싶은 날.


이런 날들이 많지 않으리란 마음으로 우린 자꾸만 밖을 향한다. 그간의 추위와 바람을 상하려는 듯. 밤이 되어도 포근한 날씨는 더욱 치유를 부른다.


몸에게 모든 평화를 줄 것처럼, 마음에도 영원한 안녕을 줄 것처럼.


봄을 살고 있노라면 벌써부터 이 날이 그립다. 어쩜 우리의 모든 날은 봄인지도 모르겠다. 지나면 늘 오늘이 언젠가 그립듯이.


봄에 걷는 오늘, 봄밤에 기대어, 봄의 정말을 깊이 겪는다. 봄을 내 안에 새겨본다.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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