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th March 야근 중 글쓰기
새로운 공간에 가는 것을 어려워하는 나는 손에 꼽는 몇 군데 음식점을 매번 돌아가며 식사를 하러 간다.
다행히 음식을 잘 질려하지 않아 연달아 먹기도 하고 뜨끈한 국물을 좋아해 찌개집과 짬뽕집을 압도적으로 많이 간다.
문제는 짬뽕집에서 언제부턴가 음료수나 만두를 매번 서비스로 주는데 머쓱하게 한 두 번 얻어먹다 보니 어느새 당연하게 주시는 것이다.
괜히 만두 안 주셔도 돼요 라고 먼저 말하기도 그렇고 어물쩡 밥 먹다가 서비스로 받곤 남기지 못해 다 먹어버린다.
너무 친절하고 감사하지만 부담스러워 3번 갈 것을 2번만 가게 된다. 주로 짬뽕밥을 먹고 복귀하면 직원들은 오늘도 짬뽕밥 드셨죠로 운을 떼고 오늘도 만두를 주더라 말하면 자신들과도 같이 가달라 얼굴도장을 찍겠다는 영혼 없는 부탁을 한다.
일하는 공간에 있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주로 혼자 점심을 먹는데 아마 아무도 서운해하지는 않는 것 같다.
전날 거하게 술을 마시고 간헐공복을 16시간 유지 후 헐레벌떡 오늘도 짬뽕밥을 먹으러 갔다.
그곳에서의 나는 늘 이어폰을 끼고 있으며 인사엔 피할 수 없을 때만 대꾸하고, 의식해서 주변을 보지 않는다. 착석 후엔 지브리 애니메이션이나 짱구 등을 틀어놓고 기다리는데 음식이 나오면 영양제와 약을 입에 털어 넣고 바로 짬뽕에 물을 부어버린다.
너무 짜기 때문이다. 짬뽕집 워커들이 보면 기분이 상할 수도 있단 걸 알지만 꽤 오랜 시간 전혀 신경 쓰지 않아 온 싹퉁바가지다.
오늘도 어김없이 만두를 서비스로 주셨다. 저번 달부터 뭐라도 사다 드리며 ‘만두 안 주셔도 돼요’를 말하려고 용기 내 벼르고 있던 요즘이다.
더 이상 '서비스예요'를 덧붙이지 않으며 만두를 주는 그에게 눈을 맞춰 고맙습니다 라고 평소 그가 들어보지 못했을 큰 목소리로 대답하니 오히려 당황하시며 뒷걸음질 치셨다.
식사를 마치고 약국에서 비타 500을 한 상자 사서 다시 찾아간 그에게 매번 서비스 주셔서 감사히 잘 먹었다고 했다. 놀라시며 에아이이~이상한 소리에 손사래를 치시길래 음료를 테이블에 슥 밀어 두고 도망가버렸다.
이제 만두 그만 달라는 말은 까먹고 하지 못했다.
내가 이직이라도 한다 생각하셨을까 괜히 다다음주 정도까지 짬뽕밥을 먹으러 가지 못할 것 같다.
그렇게 자주 갔지만 짬뽕 사진이 한 장도 없다.
먹고 싶은 곱창구이 사진으로 대체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