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th Feb

by Space station




몇 년을 써온 좋아하는 위스키 잔 입가에 묻은 얼룩을 닦아보고 손톱으로 박박 긁다가는 가까이 보니 유리 속 기포였다.

몇 년이나 쓰고야 알아챘다만 갑자기 흠으로 치부하기 시작하니 사람 마음은 주로 미운 쪽에 서있는 것 같다.


언젠가 엄마가 다이소에서 사 왔던 밥주걱 귀퉁이 얼룩을 보고 손톱으로 긁으며 이건 뭐냐 물은 적이 있었는데 엄마는 흠이 있는 걸 사 왔다고 했었다.

‘잘 살펴보지 않고 흠이 있는 걸 사 왔냐’ 같은 소리에 ‘그러게 흠 있어도 뭐’ 같은 싱거운 대답을 들었었다.


어떠한 결함이 하나의 아끼는 부분이 되는, 거창하진 않지만 특별한 온도의 사랑은 복잡하고 부러운 마음을 간질인다.

어떤 마음은 이에 낀 고춧가루를 빨간 요정이라 한다던지 엑스에 존나 감동적으로 아름답다 쓰기도 현질로 강화한 방패 같은 콩깍지 그러다 미워질라치면 숨 좀 작게 쉬란 말도 나온다.


종종 그녀는 훗날 자신의 어떠한 부분이 가장 먼저 질릴 것 같냐 따위를 묻곤 하는데 힘차게 코를 고는 것, 웃다가 오줌을 지리는 것 같은 소릴 말할 순 없었다.(농담)


그녀에 질리는 부분은 없으니 질리게 될 부분을 지금 말할 수 없다. 우리의 흠은 위스키 잔 속 기포와 같이 우연히 발견될 것이고, 더 닳고 금이 가며 못생기게 망가질 것이다.

일본에선 깨진 도자기 틈을 금가루로 보수하는 킨츠기라는 공정이 있는데 지난 세월의 흠을 숨기지 않고 흔적으로 드러내 더 가치가 있는 그릇이 되는 예술이라고 한다.

어디서 그냥 주워 들었고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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