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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ㄷㅏㄹ Dec 07. 2022

별똥별을 보았다

12살 첫사랑의 추억

1997년 시골 어느 폐교에서

나는 별똥별을 보았다

농촌 체험 학습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짜릿한 도시 탈출

허나 들뜬 내 심장의 나침반은

농촌이 아닌 너에게로

12살 풋내기 마음 첫사랑의 씨앗이

꽃을 만개하다


준비 되지 않은 이 마음

누구에게 들킬까 꽁꽁 싸맨다

하지만 너만은 알아줄까 싶어

너의 옆자리를 사수해

혹여 내 마음 들킬까 눈 마주치면

시선 거두기 바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주어진 이틀은 너무나도 짧다


소득 없이 흘러간 야속한 시간이여!

아니 아무것도 표현하지 못한 미련한 인간이여!

지난밤 다짐하고 또 다짐했지만

말 한마디 붙여보기 어려워

그렇게 한숨 쉬며 고개를 든 순간

나는 별똥별을 보았다


누구에게든 자랑하고 싶어

떨구어진 내 시야의 초점은

자연스레 너의 매력적인

콧잔등 점 위에 안착한

시선이 마주한 순간 청량한 미소를 띠며

내게 말을 건네

너 방금 하늘에서 별똥별 보았니?

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너의 눈동자 위로 별똥별이 떨어지던 순간

나는 별똥별과 함께 너를 내 가슴 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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