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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ㄷㅏㄹ Sep 27. 2022

농구 시즌이 도래하다 : NBA 미디어데이

22-23 시즌 NBA

농구와 처음 사랑에 빠지게 된 건 1998년도로 기억이 된다. 나는 농구를 영상으로 배웠고, 그 영상은 다름 아닌 만화 '슬램덩크'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시간은 2022년이 되었다. 농구와 사랑을 나눈 지가 벌써 20년이 훌쩍 넘은 셈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농구 시즌이 도래하였다. 최근 며칠에 걸쳐 NBA 각 팀들은 공식 미디어데이를 진행했고, 이제 트레이닝캠프에 돌입할 것이다. 벌써 20년째 새로 시작하는 시즌이지만, 농구 시즌이 다가오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늘 설렌다.

어느덧 성큼 다가온 22-23 시즌 NBA에서 내가 주목하는 팀은 대략 3-4개 팀 정도다. 나는 특정 연고를 두고 한 팀만을 응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좋아하는 선수의 행보에 따라 응원 팀이 바뀌는 편이다. 현재 나는 크리스 폴, 자 모란트, 케이드 커닝햄 등 커리어의 말미를 향해 달려가는 베테랑부터 이제 막 리그에서 기량을 만개하려 하는 영건들까지 두루두루 좋아하는 편이다. 오늘은 NBA 미디어데이를 반기며, 리그에서 젊고 유망한 팀들에 대해 간략히 리뷰해보려고 한다.


멤피스 그리즐리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지난 시즌 NBA 리그에서 가장 큰 돌풍을 일으킨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명 'Grit & Grind'라 불리던 2010년대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서부컨퍼런스에서 상위 시드를 위협하던 팀이었다. 굉장히 끈적한 수비력은 물론 다운템포의 공격을 앞세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충분한 위력을 과시했었다. 하지만 당시 마이크 콘리, 마크 가솔, 잭 랜돌프 등 팀의 간판급 선수들은 리그의 얼굴이 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었고 결국 그들은 팀 로스터를 해체하기에 이른다.

그나마 팀 내 최고 스타였던 마이크 콘리를 트레이드한 후 그들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기적적으로 1라운드 2번 픽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행사 한 픽으로 자 모란트라는 거물 급 루키를 드래프트 하게 된다. 이때부터였을까.. 멤피스 그리즐리스 프런트진의 안목은 NBA 리그 전체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1라운드 4번 픽 자렌 잭슨 주니어를 시작으로 매년 픽 순위를 가리지 않고 신인왕 급 혹은 스틸 픽 선수를 배출하고 있는데, 이 구단의 행보는 마치 2010년 초 서부컨퍼런스의 젊은 강호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혹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보는 것 같다. 자렌 잭슨 주니어는 지난 시즌 리그 블록슛 왕에 오르며, 올 디펜시브 퍼스트팀에 선정되었고 자 모란트는 올 NBA 세컨드팀과 기량발전상(MIP)에 동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지난 시즌 그 누구도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NBA 리그 전체 2위를 마크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해내었고 올 시즌 역시 기대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지난 시즌 디펜시브 퍼스트팀에 빛나는 블록슛 왕 자렌 잭슨 주니어가 오프시즌에 피로골절을 겪으며 장기 결장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림 프로텍터로서 골밑은 물론 퍼리미터 디펜스까지 전방위에 걸친 뛰어난 수비수이다. 그가 빠진 빈자리의 공격은 백업 선수(브랜든 클락, 산티 알다마, 제이크 라라비아, 케네스 로프턴 주니어)로 대체할 수 있다 해도, 수비에서 그의 빈자리는 크게 다가올 것이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지난 오프시즌에 이해가 가지 않는 무브를 보여주었다.


팀 내 최고의 디플렉션 수비수인 디앤서니 멜튼을, 은퇴가 저명한 대니 그린 + 신인으로 맞바꿈 하였는데.. 멤피스 팬으로서 당최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나와 마찬가지로 많은 NBA 팬들 역시 의아한 반응이 많았었다. 그렇게 하여 그들은 3명의 신인을 드래프트 하여 로스터에 포함시키게 되었다. 과연 이들이 즉시 전력에 도움이 될 선수들인지는 정규 시즌이 시작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상당히 아쉬운 능력치를 가진 선수들임은 분명하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두터운 뎁스를 바탕으로 1군, 2군이 쉴 새 없이 공, 수에 관여하는 전술이다. 더불어 자 모란트를 활용한 히어로 볼 또한 가능한 매력적인 팀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트랜지션 1,2위를 다투는 멤피스 그리즐리스 속공의 시작은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나오는데(수비, 블록슛, 수비 리바운드) 이번 시즌은 수비가 어느 정도나 유지될지 기대보다는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늘 NBA 팬들의 기대 이상을 보여 준 멤피스 그리즐리스 팀을 믿어본다. 그들은 여전히 젊고 강력하며, 경험치도 상당히 쌓아 올렸다. 이제는 젊음, 패기뿐 아니라 업그레이드된 노련미를 기대해본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오프 시즌 가장 인상적인 무브를 보여준 팀은 단연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이다.


디트로이트는 배드보이즈 2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수년에 걸쳐 대놓고 '탱킹'을 진행 중인 팀이다. 그 결과물로 지난 시즌에 꽤 걸출한 신인인 '케이드 커닝햄'을 드래프트 할 수 있었고, 그는 리그에 적응을 마친 시즌 후반기에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2년 차가 되어 돌아올 케이드 커닝햄에게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이번에는 팀에서 나섰다. 그들은 오프시즌에 트레이드를 활용하여 너렌스 노엘, 알렉 벅스와 같은 베테랑 선수들을 보강했고,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제2의 자 모란트로 불리는 제이든 아이비와 걸출한 센터 제일런 듀렌을 픽하였다.

1라운드 5번 픽으로 디트로이트에 합류하게 된 제이든 아이비는 자 모란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이 겹쳐 보이는 화끈한 플레이를 보여준다. 굉장히 기민한 몸놀림과 환상적인 운동능력을 보유한 재능의 선수이다. 반대로 케이드 커닝햄에게는 딱 이 두 가지가 없다. 커닝햄은 NBA 선수치 고는 평범한 운동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두 명의 어린 백코트진이 주는 기대치의 값은 꽤나 크다고 볼 수 있다. 서로에게 부족한 요소들을 속속들이 보완해줄 수 있을 재능의 조합. 올해 또다시 리그 하위를 전전한다 해도, 올 시즌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는 지켜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탱킹팀들에게 모범이 될만한 정석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그들은 지난 시즌 초반에 NBA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는데, 그 후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연이어지며 시즌을 아쉽게 마감하고 말았다. 그리고 오프시즌에는 더욱 놀랄만한 소식을 만들었는데, 그것은 바로 걸출한 스코어러인 유타 재즈의 도노반 미첼을 트레이드로 데려온 것이다.

다리우스 갈랜드, 에반 모블리, 자렛 잭슨 등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미래 코어는 확실하다. 하지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스코어러가 없다는 것. 에반 모블리와 자렛 잭슨은 뛰어난 수비 능력과는 다르게 스스로 공격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 결과 플레이 메이커인 다리우스 갈랜드가 열심히 팀원들을 떠먹여 주느라 시즌 내내 혹사당하기 일수였던 것이다. 이제 적당히 리딩도 되고 득점력은 NBA 상급인 도노반 미첼이 합류했으니, 차기 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즈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1번 시드 피닉스 선즈를 괴롭혔던 팀의 에이스가 돌아왔다.


현 NBA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인 자이온 윌리엄슨이 드디어 건강히 팀에 복귀했다. 차기 시즌 개막전부터 그동안의 갈증을 충족시키듯 활약하지 않을까 싶다. 벌써 4년 차를 맞이하게 된 자이온은 총 경기수가 100 경기도 안될 정도로 내구성에 대한 문제가 심각했다. 심지어 지난 시즌은 통째로 날리며 사실상 2년여 만에 코트에 복귀하는 셈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기량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2년 차 때 이미 역대급 기록과 경기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피지컬과 운동능력만 보자면 역대 탑을 다툴정도로 미친 재능이 분명하다. 투박해 보이는 외모와 다르게 부드러운 볼 핸들링과 BQ도 상당히 뛰어난 편. 차기 시즌 뉴올리언스에게 의문이 하나 있다면, 1년이나 팀에서 떨어져 있던 자이온과의 공존일 것이다. 지난 시즌은 CJ 맥컬럼과 브랜든 잉그램이 원투펀치로서 팀을 이끌었다면 다가 올 시즌 팀의 1 옵션은 단연 자이온 윌리엄슨일 것이다. 이들이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 팀에서는 어떤 플랜을 준비하고 있을지 얼른 NBA가 개막하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I Can't Wait N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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