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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시장 박원순 Feb 27. 2018

고통스럽더라도 똑똑히 바라보아야 합니다

'한국인 위안부 학살' 입증 영상 공개

저만치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십니까? 올 겨울이 춥고 길었던 만큼 올해는 유독 봄을 기다리게 됩니다. 이렇게 해마다 봄은 오는데, 진정한 봄을 맞이하지 못한 분들이 계십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한 세기가 다 되도록 혹독한 마음의 겨울을 살고 계십니다.


올해가 벌써 3.1운동 99주년, 내년이면 100년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한 세기가 지나도록 우리는 제대로 된 위안부 백서 하나 발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잊혀진 것을 발굴하고, 잊지 않고 함께 기억하는 것입니다. 2016년부터 서울시는 서울대 정진성 교수 연구팀과 함께 미국, 영국 등지에서 위안부 자료를 새로 발굴하고 집대성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인 위안부 영상을 발굴하기도 했습니다. 


진정한 봄을 맞이하지 못한 분들이 계십니다


어제 서울시와 서울대 인권센터가 함께 개최한 한·중·일 일본군 위안부 국제컨퍼런스에서 또 새로 발굴된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너무 처참해서 차마 제대로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직시해야 합니다. 조국을 잃은 여성들이, 소녀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고통스럽더라도 똑똑히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 겨울, 병상에 계신 김복동 할머니를 찾아뵈었습니다. 평소 예쁜 모자를 즐겨 쓰고 계시는 할머니가 생각나서 병문안 가던 길에 고운 분홍색의 나들이 모자를 사들고 갔습니다.


"할머니! 나들이 모자로 멋 내고 봄나들이 함께 가셔야지요! 빨리 건강해지셔서 할머니와 꽃구경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피해 할머니들의 존엄을 회복하고, 정의와 역사를 바로 서는 할머니의 진정한 봄을 하루라도 앞당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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