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노래하다.
오프닝
스텝 남녀가 무대 설치를 하며 대화를 한다.
남1 : (탁자를 옮기며) 우리나라 건국 100주년 기념이라면서 왜 폴란드 연극을 한다는거지?
여1 : (벽면에 거울을 걸고 자신의 머리를 손질한다.) 그러게, 우리랑 상관 없는 것 같은데.
무대 밖에서 스탠바이를 외치고 두 남녀 무대 퇴장.
조명이 꺼졌다 다시 켜진다.
- 오프닝은 연출적 효과로서 기존 단막극과 다른 낯설게하기 기법으로 적용, 연극 거울에 대한 복선적 역할을 하나 극중 전체흐름에 있어 너무 많은 연출기법 등이 적용 될 경우 삭제해도 무관하다.
제1막
1940년대 동유럽풍의 탁자와 피아노가 놓여 있는 집무실
왼쪽 벽면에는 히틀러 초상화와 나치문양 걸려있고 가운데 정면 위에 십자가가 있으며 왼편에는 거울이 걸려있다.
그리고 한 남자, 슈베르트의 <마왕>을 치고 있다.
그 때 노크 소리와 함께 군인과 여자가 들어온다.
윌름 상사 : 장군님, 말씀하신 대로 그녀를 데리고 왔습니다.
헤스, 치던 피아노가 잠시 멈칫하며
헤스 : 잠깐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지. 거기 앉으세요. 숙녀분을 힘들게 세워두는 건 매너가 아니니까.
센들러, 가만히 서있다.
윌름 상사 : 앉아!
센들러 : 그냥 이대로 있겠어요.
윌름 상사 : 이게.
헤스, 피아노 음정이 틀린다. 피아노를 꽝꽝 때린다.
헤스 : 항상 여기에서 틀린다 말이야. 젠장, 피아노 선생을 다시 구하던지 해야지. (피아노에서 돌아 앉아 센들러에게 다가선다.) 안녕하세요, 난 아우슈비츠의 소장, 헤스 장군입니다. (악수를 청한다.)
센들러, 경멸적인 시선으로 헤스를 쳐다본다.
헤스 : 오, 이런. 당신은 글만 잘 쓰는 사람인 줄 알았더니 사람을 당황시키는 재주도 있었군요. 하지만 전 보기와 다르게 인내심은 그리 많지 않아요.
센들러, 그의 시선을 피한다.
헤스 : (센들러의 얼굴을 손으로 돌리며.) 우리 대화가 길어질 것 같은데 괜찮다면 자리에 앉아서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센들러, 소파에 앉고 헤스는 맞은편 의자에 앉는다.
헤스 : 상사,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는 것 같은데 분위기를 업 시킬만한 소식은 없나?
윌름 상사 : 있습니다. 유럽 전역에서 독일 소년단의 활약으로 유태인 소탕작전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독일군의 승전보가 연일 계속되어 투항하는 유럽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헤스 : 오, 아주 기분 좋은 소식이군.
윌름 상사 : 그리고 방금 요세프 엥겔레 대위께서 아이들을 광장에서 선별하고 계십니다.
헤스 : 아, 그래? 그럼 또 재미난 연구 결과가 나오겠군.
헤스 일어나 거울 앞에서 제복의 옷 매무새를 되잡는다.
센들러 (거울 앞에선 헤스를 향해 돌아앉으며) :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슨 짓을 하는 거죠?
윌름 상사 : 조용해! 감히 장군님에게 질문을 하다니!
헤스 : (앞 머리칼을 정리하며) 아아, 상사. 흥분하지 말라고. 기분이 좋아지려다 자꾸 흥이 깨지잖아.
윌름 상사 : 죄송합니다. 장군.
헤스 : (다시 의자에 앉으며) 센들러 양,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마저 들어봅시다.
센들러 :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신 거죠?
헤스 : 무슨 일? 누구를? 어떻게? 이걸 묻는 건가요?
센들러 : 그래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엇을 하고 있냐는 말이에요!
헤스 : 어떤 이유에서 묻는지 짐작은 가지만 확실한 건 한 가지요. 우리는 이곳에 있는, 우리의 안전한 이 보금자리에서 내일의 독일, 내일의 인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소. 답이 되겠소?
센들러 : 미쳤어.
헤스 : 미쳤다고? 듣기보단 상당히 입이 거칠구먼. 상사, 요제프에게 신생아에 대한 연구 계획도 추진하라고 전해주게.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물 한 잔만 가져오고. 곧 센들러 양이 목이 탈 것 같으니까. 하하하하.
윌름 상사 : 네, 알겠습니다.
상사가 무대 밖으로 퇴장한다.
헤스 : 센들러 양, 아니 센들러. 더 이상의 예우는 지금부턴 사치처럼 느껴지는군. 서로 편하게 말해볼까? 이젠 적이 아닌 동료가 될 테니까.
센들러 : 동료? 내가 당신을 도울 것 같아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려 한다.)
헤스 : 워워, 센들러 양. 자꾸 그렇게 흥분하면 (허리 칼에서 권총을 꺼내 센들러 머리에 총구를 겨눈다.) 한 순간에, 불쾌함으로 이 아름다운 곳을 더럽힐 수 있어요. 그러니 제발 내 말을 끝까지 들어요, 제발. 알겠어요? (권총으로 센들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난 사람을 죽이는 사람이 아니에요,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지.
센들러, 거친 호흡을 하며 입을 굳게 다문다.
헤스 : 좋아, 좋아. 그 눈빛, 그 인내심. 제가 바라는 게 바로 그 모습이에요, 센들러. 그럼 다시 대화를 시작해 볼까요?
센들러 : 절 왜 이리 데리고 오신 거죠?
헤스 : 오, 굿 퀘스천. 아주 좋은 질문이에요. 기차역에서 봐서 알겠지만 우린 우리 독일인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인재, 즉 우월한 인종만을 선별합니다. (검지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며) 앗, 잠깐만요. 우리의 동료들의 행진 소리가 들리는군요.
창밖에서 독일인들의 구호에 맞춰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울려 퍼진다.
헤스, (음악에 맞춰 손으로 지휘를 한다.) 언제 들어도 참 기분 좋은 연주야. 저 오케스트라 단원이 누구일 것 같습니까? 독일인? 아니 아니 독일과 함께 이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위해 투항한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이죠.
센들러 아무 말 못 하고 듣고 있다.
헤스 : 이유는 간단해요. 전쟁이 빨리 끝나야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신들의 원하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 다 자기들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저토록 신명 나게 그리고 자발적으로 공연을 하는 것이오. 우리의 승리를 위해, 알겠소?
센들러 : 모르겠어요, 정말 이 전쟁이 끝나면 이 전쟁이 독일군의 승리가 된다면 우리에게 자유가, 전 세계 평화가 온다는 게. 그리고 내가 무슨 이유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헤스 : 그 이유는 지금 당신 입에서 나왔잖아요. 이 곳에 온 이유를 그 이유를 모르는 사람들을 설득하러 당신이 이 자리에 온 거요. 당신을 가장 잘 아는 이의 거듭된 추천으로 말이오.
센들러 : (벌떡 일어나며) 위젤? 위젤이 여기 있어요?
헤스 : 워워, 당신은 흥분하면 안 된다니까. 자자, 앉아요.
센들러 : 위젤은 어디 있죠? 살아 있나요?
헤스 : 걱정 말아요. 방금 말했다시피 우린 인재를 그렇게 쉽게 죽이지 않습니다. 아니 함께 하려고 노력하죠. 당신이 이 자리에 온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느껴지지 않나요?
센들러 : 오, 주여.
헤스 : 맞아요. (벽에 걸린 십자가를 가리키며) 당신은 선택받은 거요. 당신의 삶과 당신의 아이, 그리고 위? 위 모 여하튼 그 더러운 유태인과 말이오.
센들러 : (배를 가리며) 알고 있었군요.
헤스 : 난 하나님께 선택받은 이곳의 신이요. 내가 알고자 하면 알고 살리고자 하면 살리고 죽이고자 하면 죽이는, 그런 내게 안다 모른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무척 실례라는 건 알고 있소?
문 밖에서 노크 소리와 함께 군복을 입은 여자가 들어온다.
헤스 : 오, 때마침 잘 왔어. 여긴 우리의 홍보 선전글을 담당할 천재 작가 센들러 양, 여긴 우리 여성과 아이들에게 꿈과 미래를 선사하는 3 수용소 이르마 그레제 간수장이요.
그레제 : 안녕하세요. 센들러 양, 오기 전에 그분에게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센들러 : 위젤은 어딨죠?
그레제 :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독일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고 있어요. 당신의 안위를 위해서도.
헤스 : 인사는 됐고 날 찾아온 이유가 뭔가?
그레제, 헤스에게 문서를 보여준다.
헤스 : 오, 좋은 소식이군. 프랑스까지 함락이라, 파리가 불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은데 하루도 쉴 수가 없으니 아쉽구먼.
그레제 : 요제프 엥겔러 생체학 대위님께서 지난 실험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였다고 하는데 이번 기사에 올리는 건 어떠신지요?
헤스 : (서류를 들쳐보며) 좋지, 좋아. 우리의 실험이 인류의 의학 발전에 지대한 발전을 이루는 건 데 당연히 써야지, 써야지 말고. (중간중간 인상을 찡그린다.) 생각보다 좀 끔찍할 순 있겠지만 말이야. 할 수 있겠죠? 센들러 양. (서류 문서를 센들러에게 건넨다.)
센들러, 서류를 받아보고 구역질을 하곤 자리에서 쓰러져 기절한다.
헤스 : 거친 말버릇에 비해 비위가 많이 약하군, 빨리 적응해야 할 텐데.
그레제 : 걱정 마십시오. 며칠 안에 유태인 사냥 놀이터에서도 글을 쓰게 만들 테니까요.
헤스 : 내가 자네의 상사인 게 정말 다행스럽게 느껴지는군.
그레제 : 장군님에게 배운 위대한 조국 독일과 세계 평화를 위한 저의 헌신입니다.
헤스 : (박수를 치며) 대단해, 대단해. 진심이야.
그레제 : 감사합니다.
헤스 : (헤스 테이블 위에 있는 커피를 따른다.) 혹시 커피 한 잔 하겠나?
그레제 : 저는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헤스 : 그래?
그레제 : 포로들이 똥물을 커피라고 상상하며 마신다는 소리를 듣고 나서부턴 커피를 보면 상상이 돼서요.
헤스 : (거울 앞에서 커피잔을 들고 있는 자신을 보며) 하하, 웃기는군. 그럼 이게 똥물이라는 건가?
그레제 : 아 아닙니다.
헤스 : (창밖을 보며) 흥미롭군, 사람들의 비명과 애원에 꿈쩍도 안 하는 아우슈비츠의 금발의 천사가 그런 소리에 연연하다니. (커피 한 모금을 마신다.)
그레제 : 심기를 불편하게 한 건 아닌지요?
헤스 : 아니야, 잠깐 동안 상상을 해봤어. (벽에 걸린 십자가를 손으로 만지며) 내가 수용소에 있는 저 사람들이라면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 신을 믿을까? 아니면 신에게 버림받은 이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을까 하고 말이야.
그레제 : 어쨌든 그들은 감사할 겁니다. 전쟁의 위협 속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으니까요.
헤스 :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그레제 : 네.
헤스 : 그렇구먼. 아, 갑자기 따분해지는데 아까 치던 피아노 연습이나 더 해야겠어. (발로 센들러를 툭툭 치며) 데리고 가. 그리고 이 뱃속의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관리 잘하고.
그레제 : 그런데 왜 이 여자와 아이에 집착을 하시는지?
헤스 : 신의 선택이랄까? (십자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비록 더러운 유태인의 피가 섞였지만 천재적인 아빠와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저 시커먼 굴뚝에서 태워 없어지는 아이들과 같겠어?
그레제 : 잘 알겠습니다.
윌름 상사 : (헐레벌떡 뛰어오며) 장 장군님, 물 가져왔습니다.
헤스 : 이런, 목이 마르다 못해 기다리다 잠이 들었는데 이를 어쩌나.
윌름 상사 : 죄 죄송합니다.
헤스 : 농담일세, (발로 툭툭 치며) 잘 관리해. 그녀의 글이 우리 독일인들의 자긍심과 수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을 테니까.
윌름 상사, 그레제 : 하이 히틀러.
윌름 상사와 그레제 센들러를 부축해서 나간다.
무대 밖에서 또 다시 행진곡이 들려온다.
헤스 창밖을 보며 큰 소리로 소리친다.
헤스 : 움직여라, 너희들의 노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음하하하.
제2막
무대 위에 책상과 책장이 있고 오른쪽 벽면에는 십자가가 왼쪽 벽면에는 거울이 있다.
위젤과 센들러는 무대 밖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위젤 : 대단해, 정말 대단해.
센들러 : 아직 보지 마. 부끄럽단 말이야.
위젤 : 아니야, 나에게 이런 날이 오다니. 정말 꿈만 같아.
센들러 : 당신이 너무 좋아하니 나도 행복해.
위젤, 센들러 무대 안으로 들어오며
위젤 : 근데 맞춤법이 많이 틀렸어.
센들러 : (웃다가 정색하며) 꼭 지금 그걸 얘기해야 해?
위젤 : (어깨를 다독이며) 글은 기록이야, 당신의 글이 생동감 넘치고 가독성이 좋긴 하지만 맞춤법이 틀린다면 당신의 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거야. 오해하지 마. 지금은 난 너의 남자친구가 아닌 선생이라고.
센들러 : 아,네 알았습니다. 선생님.
위젤 : 그래도 확실한 건 당신은 정말 천재라는 거야. (무대를 향해) 이 꽃밭을 봐봐. (오른쪽을 봤다가 다시 왼쪽을 향해) 이 꽃밭을 봐봐. (고개를 갸웃거리고) 아, 꽃밭이 아니고 삼나무 숲이었구나. 여하튼 당신이 쓴 글을 보면 우리가 이미 꽃밭에 있는 기분이 든다니까.
센들러 : 정말?
위젤 : 그래, 당신의 이 축복받은 능력이 (두 손을 잡는다.) 폴란드의 보물이 될 거야.
센들러 : 모두 당신 덕분이에요.
위젤 : (잡은 손을 놓으며) 알아.
센들러 : 뭐야, 이 겸손함도 없는 남자!
위젤 : 위대한 스승이 있으니까 제자가 있는거지. 안그래?
센들어 : 예예, 그러십니다.
위젤 : 농담이고, 나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 수 있을까? 제발 거절하진 않았으면 해.
센들러 : (기대하며) 뭐 뭔데? 지금 답해야 하는거야?
위젤 : 그럼 좋지.
센들러 (얼굴이 빨개지면 부끄러워한다.)
위젤, 잠시 뜸을 들이며 뒤돌아서자
센들러 : 잠깐만.
센들러 거울을 마주보고 부산하게 옷 매무새를 정돈하고 머리를 정돈한다.
위젤 : 이제 뒤돌아봐도 돼?
센들러, 금방 눈물이 그렁그렁한다.
센들러 : 응.
위젤, 센들러에게 가슴에서 봉투를 꺼내 건넨다.
센들러 : (놀라며) 뭐가 이렇게 커?
위젤 : 지난 10년 동안 쓴 원고야.
센들러 : 응? 원고?
위젤 : 응, 내 책의 첫 독자가 그리고 서평을 나를 가장 잘 아는 네가 해줬으면 좋겠어. 이 책은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 쓴 책이니까.
센들러 : (손으로 얼굴에 부채질하며) 흠흠, 진짜 이 원고의 서평을? (책상 위에 툭 하고 던져놓는다.)
위젤 : (환희에 찬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보며) 그래, 지난 폴란드의 역사를 집대성한 이 책에 너의 아름다운 서평이 들어간다면 전쟁의 패배감에 쌓인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선사할 거야.
센들러 : (무미건조한 목소리와 이해 못한다는 표정으로, 책상에 걸터앉으며) 대단해. 넌 정말 대단한 작가구나. 너의 생각과 신념이 정말로 대단해. (박수까지 쳐준다.)
위젤 (뒤돌아보지 않고) : 왜 그래? 부끄럽게.
센들러 : (한숨 쉬며) 지금 대답해야 해?
위젤 : (무대를 바라본 채) 잠깐만, 부탁할게 하나 더 있어.
센들러 : (심드렁하게) 또 뭐? 책이 두 권이야?
위젤 : 아니, 아니. 그건 아니고... 이 책이 나오는 날, 우리 같이 로마에 갈래?
센들러 : 로마? 로마는 왜?
위젤 : (토라진 센들러를 가슴에 앉으며) 서약을 받고 싶어. 하나님과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센들러 : 뭐야?
위젤 : 뭐가? 왜 싫어?
센들러 : 아니 지금 이렇게 뜬금없이 청혼하는거야?
위젤 : 흠흠, 이게 청혼이 되는 건가?
센들러 (위젤 품에서 빠져나오며) : 다시 해.
위젤 : 뭘?
센들러 : 청혼 말이야, 이렇게 갑자기 하는 게 어딨어?
위젤 : 왜 그래? 센들러.
센들러 : 아니, 그냥 내가 너무 쉽게 허락하는 것 같잖아. 기다리고 기다렸던 청혼인데.
위젤 : 하하하하, 그랬구나. 그럼 오늘은 청혼이 아니라 음... 로마로 가는 데이트 신청으로 할까?
센들러 : 흥, 그렇다면 내가 해줄 말이 하나 있어.
위젤 : 뭔데?
센들러 : 그러니까.
위젤 : 무슨 말인데 이렇게 뜸을 들일까? (귀엽다는 듯이 얼굴을 매만지며)
센들러 : (부끄러워하며 속삭이듯) 나 있잖아.
위젤 : 응? 뭐가 있어?
센들러, 위젤의 손을 배로 가져 데려는 순간.
쿵, 쿵.
위젤 : 무슨 소리지?
센들러 : 뭐 뭐야?
위젤 : 잠깐만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총소리가 들린다.
위젤 : 설마?
센들러 : 왜 무슨 일이야?
위젤 : 얼마 전부터 독일군들이 전쟁준비를 한다는 소문이 들렸는데.
센들러 : 정말?
위젤 : 확실한 건 아니야. 센들러, 넌 꼼짝 말고 저기 책상 아래 숨어있어. 내가 오기 전까지 절대 나오면 안 돼, 알았지.
센들러 : 너는?
위젤 : 잠깐만 나갔다 올게. 무슨 일인지 확인해야겠어. (나가다 말고 다시 돌아온다.) 참, 이 원고 네가 가지고 있어.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포성, 총성이 더 가까이 들려온다.
센들러 : 같이 있으면 안 돼?
위젤 : 잠깐이면 될 거야. 그리고 서평 써주는 거 잊지 마.
방긋 웃으며 위젤 뛰어 나간다.
센들러, 책을 들고 책상 아래 숨어 있는다.
밖에서 도망치라는 소리와 총소리,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곧 웰름 상사와 군인 2명이 머리에 피를 흘리는 위젤을 끌고 들어온다.
웰름 상사 : 역사? 평화?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어서 찾아.
군인들 책상 위의 원고와 책들을 찾기 시작한다.
책상 아래 숨어있는 센들러 앞으로 지나가는 군인들 (시간이 멈춘 듯 슬로우 모션으로 움직인다.) 위젤과 센들러 눈이 마주치지만 위젤 찡긋 웃으며 센들러를 안심시킨다.
군인 1 (방안을 서성인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군인 2 (관객석으로 내려와 주변을 훑어본다.) : 아무것도 없습니다.
위젤 : 여기엔 아무것도 없어, 다 내 머릿속에 있지.
윌름 상사, 뒤돌아보는데 거울이 있다. (
윌름 상사 : 어우 깜짝이야.
주먹으로 때려 거울을 깨뜨린다.
위젤 : 너의 실체를 보니 너도 무섭구나.
윌름 상사 : (위젤을 발로 차며) 미친놈, 끌고 가.
군인 1,2 위젤을 끌고 나간다. 뒤따라 윌름 상사가 집을 나선다.
밖의 포성과 총성이 잦아든다.
잠시 후 문 밖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이 : 도와주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우리 아빠, 엄마 좀 찾아주세요.
책상 아래서 잠들었던 샌들러, 책상 밖으로 나와 문으로 향한다.
센들러 : (작은 목소리로) 아이야, 이리 들어와. 여긴 안전해.
센들러가 문을 열자 방안의 불이 꺼지고 센들러의 비명소리와 윌름 상사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제3막
홍보 선전실 책상에 앉아있는 센들러.
배가 많이 불러와있다.
그레제 : 어때? 글은 좀 잘 써지나?
센들러, 타이핑만 칠 뿐 말이 없다.
그레제 : (거울 앞에 서서) 오늘은 어떤 아이들을 데리고 놀다 죽일까? 폴란드인? 흑인? 소련인? 누가 좋겠어?
센들러 : 제발, 제발, 제바알!
그레제 : 아이, 깜짝이야. 이게 미쳤나! (책상에 채찍을 내리친다) 넌 헤스 장군만 아니었으면 벌써 죽은 목숨이야, 센들러. 네 남편처럼 말이야.
센들러 : (타이핑 치다 일어서서) 뭐라고? 위젤이 죽었어? 죽었냐고?
그레제 : 아, 이런 말실수를 했군. 아니 아직.
센들러 : 아직? 그럼 죽이려고 한다는 거야?
그레제 : 쓸모가 없다면?
센들러, 그레제에게 달려든다.
그레제 : 손 치워! (센들러를 밀어내며) 날 화나게 하면 널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니까?
센들러 : (무릎을 꿇고 애원하며) 한 번만 만나게 해 줘, 아니 해주세요. 간수장님, 그럼 다음부터 말 잘 들을게요. 더 좋은 글 잘 쓸게요. 네?
그레제 : (코웃음치며) 유태인이 뭐가 좋다고 그렇게 애걸복걸하는거니?
센들러 : 사랑하니까요.
그레제 : 사랑? 섹스?
센들러 : 더럽게 말하지마! 너 따위가 함부로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니까.
그레제 : 미쳤구나, 네가 하면 순결하고 내가 하면 불결하단거야?
센들러 : 그건 너의 양심과 신은 아시겠지.
그레제 : 아, 이런 정신분열환자를 왜 살려두는지 이해가 안가네.
센들러 책상 위의 펜을 거꾸로 잡고 그레제에게 다시 덤벼든다.
그레제 : 이게 정말!
샌들러를 밀어 넘어뜨린다. 그리고 채찍으로 때리려는 데 헤스가 들어온다.
헤스 : 뭐 하는 거야? 간수장.
그레제 : 아니, 그게. 센들러가.
센들러 : (헤스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위젤, 위젤을 만나게 해 주세요. 제발, 더 열심히 독일을 위해서, 세계 평화를 위해서 글을 쓸게요, 제발.
헤스 : (센들러를 부축하며) 오, 이런 가여운 센들러. 이제 곧 태어날 아이가 아빠를 보고 실망해서 죽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응? 조금만 참아, 며칠 후면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그레제를 표독스럽게 쳐다보며) 마지막 경고야, 넌 그냥 지키기만 해. 내 명령 없이 센들러에게 쓸데없는 행동을 했다가 네 강아지의 밥이 되게 할 테니까, 알겠어!
그레제 : 네, 알겠습니다.
헤스 : 괜찮나요? 센들러 양. 당신이 쓴 글을 보고 괴벨스 홍보 선전장관께서 친서와 선물을 보내왔어요. (선물은 나치문양이 새겨진 칼세트로 나치 문양 아래 직접 건다.) 무척 감명 깊었다며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지금처럼 있는 사실 그대로 이 아이와 당신의 남편을 위해서 더 행복하고 희망찬 글을 부탁하겠소. 그게 곧 독일과 세계 평화를 위한 일이니까, 하하하하.
윌름 상사, 허겁지겁 뛰어 들어온다.
윌름 상사 : 장군님, 장군님.
헤스 : 무슨 일이야?
윌름 상사, 헤스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헤스 : 뭐라고? 기계에 사람이 끼었다고.
윌름 상사 : 네.
헤스 : 그게 뭐가 문제야, 그냥 돌려.
윌름 상사 : 그게 위젤 작가입니다. 그 사람을 살리려면 기계를 멈춰야 하는데...
헤스 : 위젤 작가? 아니 그 사람이 왜 현장에?
윌름 상사 : 자기는 글을 쓸 수 없다고 자기 손을 자해했습니다. 그래서.
센들러 : 뭐라고요? 위젤이라고요? 장군님,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정말 시키는 대로 모든지 다할게요.
헤스 : 고민되네. 지금 같이 바쁠 때 기계를 멈추면 우리로선 큰 손실인데.
센들러 : 살려주세요. 장군님, 제발 살려주세요.
헤스 : 전장에서 싸우는 백명의 목숨이냐? 글을 포기한 작가 한 명의 목숨이냐?
윌름 상사 : 어떻게 할까요?
센들러 : 장군님, 제발.
헤스 : 결정적일 때 이 행운의 동전이 답을 줄 걸세. 얼굴이 나오면 살고, 뒷면이 나오면 죽는다. (동전을 던진다.) 상사, 지금 당장 내려가서 기계를 멈춰. 그리고 꼭 그를 살리도록 하게.
센들러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장군님.
헤스 : 아, 그리고 (윌름 상사에게 귓속말을 한다.)
윌름 상사 : 네, 알겠습니다.
암전 후 무대 앞에 쓰러져 있는 위젤, 그리고 그레제의 부축을 받고 온 센들러.
위젤을 보자 위젤을 품에 앉는다.
센들러 : 여보, 여보.
위젤 : 센들러? 잘 지내지? 으윽
센들러 : 아무 말하지 말아요, 위생병, 위생병 좀 불러줘요. 간수장님.
위젤 : (애써 웃으며) 여보 안 본 사이에 허억허억 더 예뻐진 것 같네. 허억허억. 내가 준 원고 서평은 다 쓴 거야?
센들러 : 어, 썼어, 그러니까 제발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위젤 : (피를 토하며) 뭐라고 썼는지 정말 궁금하네. 허억허억
센들러 : (위젤의 손을 배에 가져다 대며) 우리 아이예요, 여보.
위젤 : 이런, 내가 정말 몹쓸 모습으로 인사하게 됐군. 쿨럭
센들러 : 여보, 여보.
위젤 : 우리 아이
센들러 : 여보, 정신 차려, 여보 안돼, 안돼! 위생병! 위생병!
윌름 상사와 군인 1 뛰어나와 위젤의 상태를 체크한다.
군인 1, 위젤의 상처와 심장 맥박을 체크하곤 고개를 가로젓는다.
윌름 상사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 위젤을 향해 쏜다.
센들러 : 아악, 안돼, 안돼!
그레제, 윌름에게 덤벼드는 센들러를 잡고 센들러는 발악한다.
센들러 : 왜? 왜? 왜!
윌름 상사 : 헤스 장군님의 마지막 배려다. 끌고 가
그레제와 군인 1, 울부짖는 센들러를 끌고 무대 밖으로 퇴장한다.
위젤 무대 한가운데에 죽은 채 무대 조명이 꺼지고 센들러의 비명 소리와 “우리 아기 안돼.”라는 절규가 들린다.
제4막
사무실에 히틀러 사진과 나치 액자가 삐뚤어져 있다.
센들러 : 자유와 평화, 자유와 평화. 오직 승리뿐이다. 오직 승리뿐이다.
헤스 : 센들러, 이제 그만해. 선전 원고는 이제 충분하니까.
센들러 : 전쟁 승리, 세계평화, 전쟁 승리, 세계평화.
헤스 : 그만하라고,
그레제 : 장군님, 큰일났습니다. 1,2 수용소 내에서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헤스 : 폭동?
그레제 : 투항한 소련군인들 일부가 총기를 지니고 들어온 것 같습니다.
헤스 : 미쳤군, 어떻게 그런 일이?
그레제 : 조국을 배신한 자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헤스 : 죽여, 아군이든 적군이든 수용소 내 모두 다 죽여버려!
그레제 : 네, 알겠습니다.
윌름 상사 : 장군님, 장군님!
헤스 : 또 무슨 일이야!
윌름 상사 : 러시아가 러시아가 공격해 오고 있습니다. 연합군도 이곳으로 총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헤스 : 그게 무슨 말이야? (책상 위에 놓인 신문을 들어보이며) 서부전선에 이상이 없다고 여기 쓰여 있는데.
윌름 상사 : 사실이 아닌 것 같습니다.
헤스 : (신문을 구겨 던진다.) 이런 젠장, 이런 젠장!
센들러 : 자유와 평화, 오직 승리뿐이다.
헤스 : 시끄러워, 센들러!
윌름 상사 : 장군님, 어서 몸을 피하십시오. 시간이 없습니다.
헤스 : 이런 빌어먹을, 내가 이런 수모를 겪을 줄이야.
센들러 : 하하하하, 이렇게 평화가 오다니.
헤스 : 뭐?
밖에서 포성과 총성이 들려온다.
센들러 : 이젠 다 끝났어, 모두 다 끝났다고.
헤스 : 아니, 넌 끝났을지 몰라도 난 아직 안 끝났어. 안 끝났다고.
포성과 총성, 비명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윌름 상사 : 장군, 시간이 없습니다.
헤스 : 우린 진 게 아니야, 잠깐 기회를 엿볼 뿐이지.
윌름 상사 : 장군님 이 곳을 어떻게 할까요?
센들러 : (신문을 집어 들고는) 독일군은 유럽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미국도 독일군의 세계 통일에 동참…….
헤스 : 모든 병력에게 모든 기계와 자료 불태우도록 명령해.
윌름 상사 : 포로들은 어떻게 할까요?
회스 : 다 죽여야지, 한 놈도 빠짐없이.
윌름 상사 : 네 알겠습니다.
윌름 상사 퇴장.
센들러, 나치 문양 밑에 있는 칼자루에서 칼을 꺼내 헤스에게 달려든다.
센들러 : 끝까지 끝까지 그래야만 했냐?
헤스 놀라 중심을 잃고 넘어지지만 곧바로 센들러 위로 올라앉는다.
헤스 : 센들러, 넌 아직도 모르겠어? 네가 믿는 저 신의 선택을 말이야.
센들러 : 죽는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헤스 : 맞아, 죽지. 다만 역사에 이름을 남기느냐 너처럼 이용만 당하다 개죽음을 당하느냐가 다르겠지. 안 그래?
센들러 : 이름? 역사? 과연 그럴까? 하하하하.
헤스 : 웃지 마. 웃지 말란 말이다.
헤스, 허리춤에 있는 총을 꺼내 센들러 머리에 겨눈다.
센들러 : 전쟁은 끝났고 평화는 찾아온다.
헤스 : 잘 가라, 이 세상에 다신 없을 더러운 위선자여.
비행기 폭격 소리와 러시아군의 함성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총성이 들려온다.
제5막
검사 : 피고인 당신은 아우슈비츠의 소장이 맞습니까?
헤스 : 맞습니다.
검사 : 당신 손에 죽은 유대인들이 정말 죽어 마땅했다고 생각합니까?
회스 : 그건 제가 답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닙니다.
검사 : 그렇다면 아우슈비츠에서 죽은 총인원이 350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그게 맞습니까?
헤스 : 아닙니다. 질병과 아사 등 자연사가 많았으며 말씀하신 그 인원을 증명할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검사 : 좋습니다. 당신이 죽인 사람이 350만 명이든 1명이든 모든 사람의 생명은 소중합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혹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가스실에서 잔인하게 죽였다는 사실은 명백합니다. 따라서 저는 반 인륜 범죄를 행한 전범으로서 살인 혐의를 적용, 사형 선도를 구형합니다.
판사 : 피고인, 이의 있습니까?
헤스 : 저는 저의 안녕을 위해 행한 것이 아닌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명령을 따랐을 뿐입니다. 한 나라의 군인으로서 명령을 따른 게 죄가 된다면 그 어떤 군인이 나라의 명령을 따르겠습니까?
검사 : 헤스, 정말 마지막까지 치졸하군요. 존경하는 재판장님 헤스는 아우슈비츠가 점령 전 자신들의 가족을 은신시킨 후 영군군의 군복으로 환복 한 후 도망 나와 정원사로 생활하다 붙잡힌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나라의 명령과 군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논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판사 : 인정합니다. 피고인 헤스에 대한 더 이상의 답변은 듣지 않고 판결을 내리겠습니다.
피고인 헤스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장으로서 수많은 인명을 살해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동시에 반인륜적인 생체실험 등을 묵인, 방조한 혐의 등을 참작하여 아우슈비츠 교수대에서 사형을 취할 것을 명합니다.
헤스 : 아니야, 아니야. 난 아무런 죄가 없어. 난 신의 뜻을 따라 내 운명을 맡기고 행했을 뿐이라고. 아니야, 아니라고. 난 가톨릭 신자란 말이야.
판사 : 이것으로 재판을 종결합니다.
헤스 : 으아아아악
무대가 천막으로 가려지고 박수를 치며 박사가 무대 앞으로 나온다.
박사 :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연극 잘 보셨나요? 이 작품은 폴란드에서 지난 역사에 대한 교육을 위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역사를 주제로펼쳐지는 공연이에요. 원래는 두 시간 가까이하는 공연인데 시간적 제약상 짧게 보여드렸는데 괜찮으셨나요?
박사 : 남은 뒷 이야기가 궁금하실 테니까 마저 설명하고 들어갈게요. 재판 이후 헤스는 죽기 직전에서야 자신이 가진 이념이 틀렸다는 걸 깨닫고 고해성사를 하였고 아우슈비츠의 특설 사형집행대에서 마지막 사형수로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후 그의 손자였던 루돌프 헤스는 자신의 할아버지의 잘못을 시인하고 반나치주의자가 되어 강연을 다니며 사죄하였습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아 그리고 센들러 양은 다행스럽게도 연합군에 의해 구출되어 아우슈비츠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고 5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자신의 남편인 위젤이 부탁한 원고와 자신이 쓴 서평을 연합군에 전달하였습니다.
그 서평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부착되어 많은 사람들에 다시 한번 역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는데 그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반드시 그걸 다시 겪게 된다.”
오늘 오신 여러분에게도 이 말을 꼭 기억하길 바라며 이것으로 오늘의 특별 무대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사, 서가에서 와인을 꺼내 잔에 따른다.
그리고 십자가 앞에 거울로 다가간다.
성호를 긋고 와인 한 잔을 마시며 거울을 바라본다.
거울 안쪽에 일본군 장교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서있고 무대 뒤편에서 헤스가 슈베르트의 마왕을 치며 막이 내린다.
관련 원고는 현재 저작권위원회 등록된 작품으로 무단 사용을 금하며 극본 사용 시 저작권자인 유원식 작가에게 문의 바랍니다. (문의 010-9314-6383 / wssk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