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에 서서

2015 경인실보 신춘문예 낙선작

by 꿈부자

몸이 뻐근하다 싶어 퀭한 옷을 벗는다

한겹 한겹 벗겨지는 따사로운 인두껍

누가 볼까 싶어 황급히 방바닥에 내려놓는다.


종일 부대낀 관계(關係)속에

불편한 먼지 툭툭 털고

습기 찬 욕실로 향하는 어제의 육신


견갑근이 저려오다

뜨거운 물살에 화들짝 놀래

옹졸한 마음 풀어대니

뭉쳤던 보조개도 살포시 웃는다.


세찬 물살에 흘려볼까 싶던 고민도

회의 내 입에서 맴돌던 생각도

희뿌연 거울 앞에 자리하니

제갈공명 비웃듯 술술 풀어낸다.


뜨거운 물줄기에 서늘함이 스며들 때

계면쩍은 수줍음은 수증기에 갇히고

어제의 육신에 내일의 옷을 입힌다.

자고나면 같을 오늘을 마주하며

이전 06화하늘 도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