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 간 아내와 부부상담을 하고 서로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대화 방법에 대해 알게 됐다.
우린 상담 중에 참 많이 울었고 울렸다.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가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경제적인 문제부터 습관의 문제까지.
우리가 약속했던, 다짐했던 것들이 예상처럼 빠르게 변화되진 못했다.
나는 했는데, 너는 왜?
은연중에 튀어져 나온 투정에 하나 둘 쌓여있던 불만이 둑 무너지듯 터져 나왔다.
속상했고 서운했고 화가 났다.
며칠의 시간을 두고 아내와의 대화는 최소화한 채 있는 듯 없는 듯 생활했다.
그러다 문득 아내가 앞서 못했던 일을 해냈던 것들이 생각이 났다.
작년에만 해도 못했던 건데, 올해만 해도 안 했던 건데.
그 와중에 했었구나.
그랬구나.
한 순간에 지난 며칠 간의 분노와 서운함과 속상함이 스르륵 녹아내렸다.
어쩌면 이 모든 아내와의 불화가 나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여유 없는 현재,
정리에 대한 강박관념,
많은 부차적인 일 욕심 등등.
불화의 원인을 찾기까지 참 많이 돌아서 왔고 돌아가지 못할 길도 여러 차례 넘나 들었다.
처음은 우리였는데 이제는 너와 나로
아빠와 엄마의 역할에서 헤매는 지금,
아내는 미웠지만 그녀에겐 미안하고 안쓰럽다.
참 생각이 많은 하루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