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적긁적

by 꿈부자

침이 많다.

침이 적다.

한의학에서는 침이 많고 적음으로 건강을 구분한다 하였다.


아이가 침을 흘린다.

할아버지가 침을 흘린다.

사람은 태어나고 돌아갈 때 회귀한다고 했다.

(위의 말은 다 귀동냥이다, 학문적인 것인 것 마냥)


할아버지의 입술이 여느 때와 달리 무척 메말라 보인다.

물을 드시는 것조차 힘이 든다 하셨다.

알아야 하지만 아는 척하고 싶지 않은 모습, 상황, 정황.

애써 괜찮다고 다 그런 거라고 자위했다.

아니 자위시켜드렸다.

누구보다 더 자신을 잘 아시겠지만.


할아버지의 건강은 메마른 입술처럼

텁텁한 입안처럼

물이 부족했고 생기가 떨어졌다.


반면에 아이의 입술은 반짝였고

주변은 늘 침으로 범벅이었으며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흘러내렸다.


누군가의 생(生)의 지표를 안다는 것,

그 알량한 지식이 참 무겁다.


침,

그 하찮았던 것이

오늘은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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