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10분은 참 여러모로 고민이 된다.
나경이의 등원을 시작한 3월.
오전 7시 50분 출발과 40분 출발은 나경이가 등원하시는 시간이 30분이냐 40분이냐를 결정한다.
겨우 여섯 살인 아이에게 오랜 시간 차 타게 하는 게 미안해서 서둘러 가려하지만 그런 만큼 아이가 푹 자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아 이 또한 마음이 좋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건 조금씩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적응하고 있다는 정도.
일찍 등원을 하면 어린이집이 문을 열지 않아 짧게는 10분에서 근 30분 가까이 놀아줘야 할 때가 있다.
미세먼지가 없으면 어린이집 마당에서 놀아주는데 요즘처럼 미세 먼지가 심할 땐 차 안에서 나경이만 있고 나 혼자 밖에서 술래가 되는 놀이로 대신한다.
차 안이 조금이라도 미세먼지가 덜할까 싶은 마음에.
어찌어찌 지난 3주 가까이 나경이 등원을 하다 보니 8시 출근은 이미 물 건너갔고 9시도 지키기 힘들었다.
더욱이 사전에 직원들에게도 양해를 구했고 동규 등교 후 등원을 하면 차에 있는 시간이 1시간 30분이 훌쩍 넘어 작년부터 심히 고민되었던 거라 일을 덜하고 아이 먼저를 택했다.
이제 나경이와 얼추 등원의 일정이 잡히고 나선 출근 길이 문제다. 조금 일찍 출발하면 40분, 늦게 출발하면 30분.
도착시간이 대동소이한 것을 최근에서야 깨달았고 드디어 10분의 시간을 원영적 사고로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독서, 10분.
나경이를 등원 후 차에서 10분만 독서하고 출발하기.
최근에 범도 1권을 읽고 나서 2권을 읽기가 쉽지가 않았다.
회사에서도 그렇고 집에 와서 읽기도 어렵고 더욱이 핸드폰이 내 손에 너무 가까이 있어 의도적으로 줄이고 있는 지금이 적절할 듯싶었다.
무조건 해야 하는 나경이의 등원길에 나경이가 좋아하는 노래와 뮤지컬 동화를 같이 듣고 출근하는 길엔 경제유튜버를 듣고 게다가 책도 읽고 온다.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
나경이는 좋아하는 어린이집을 계속 다니고 난 출근 시간에 독서도 하고 여러 유익한 유튜브도 듣고 럭키비키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