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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밥먹는 기획자 Jun 15. 2020

기가 막힌 캠핑장 음식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지금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야외에서 구워 먹는 고기 맛은 기가 막히며, 맥주가 그렇게 맛있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금요일 저녁에 떠나 밤에 모든 세팅을 끝나고 토요일 하루 종일 피톤치드를 느끼며 캠핑을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토요일은 온종일 쉬기만 하면 되어 매우 여유롭게 놀 수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새소리를 들으면서 불멍을 하거나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항상 차에 로즈마리, 타임, 바질 등 고기를 마리네이드 할 수 있는 향신료를 챙겨 다니는데, 캠핑장에서의 고기는 그냥 소금, 후추만 뿌려도 맛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파란 하늘을 보면 파란색을 찾을 수 있듯이 우리 가까이 있다.”


 캠핑장 고기가 맛있는 이유는 참나무에 직화로 구워 나무 향이 배는 것과 술맛을 돋우는 맑은 공기가 주요했다. 참나무에 떨어진 고기 기름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다시 고기에 맛있는 향을 코딩시킨다. 그리고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술을 먹으면 안 취한다. 하지만, 캠핑음식이 진짜 맛있는 이유는 일상에서 벗어난 것에 대한 해방감과 한 끼 때운다는 생각이 아닌 맛있게 먹기 위해 전날부터 미리 준비할 때의 설렘 때문이다. 맛있게 먹을 준비가 되어 있는 내 마음가짐이 캠핑장 음식을 맛있게 한다.     

(캠핑장에서 참나무 장작으로 굽는 고기)

 음식을 맛있게 먹을 때 맛은 30%이고 그 외적인 요인이 70%라고 한다. 플레이팅과 접시를 통해 보는 맛,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나는 냄새 외에도 서빙해주는 직원의 친절함, 만들어진 음식이 깨끗하게 조리되었다는 믿음, 주변 소음과 그날의 컨디션 등 외부 요소가 음식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비싼 레스토랑을 가기 전에 순한 음식을 먹고 2시간 정도 낮잠을 잔 다음 먹으러 간다. 돈 낸 만큼 최대한 음식 맛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한데 여유롭게 기다리고 맛있겠다는 생각을 하면 거짓말처럼 맛있어진다.      

(밥 먹기 전 계곡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그래서 캠핑장에서 구워 먹는 고기와 맥주가 기가 막힌 이유는 먹을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텐트를 치고 나서 이제 놀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즐겁게 짠하고 마시기 때문이고 고기 역시 노릇하게 구워 냄비밥과 싸온 마늘장아찌를 같이 먹었을 때 느껴지는 희열 때문이다. 진귀한 재료가 만들어진 음식은 아닐지라도 캠핑장에서 느껴지는 일상에서의 해방감과 전날부터 느낀 설렘이라는 조미료만 한 조미료는 없다.   


-홍보는 없고 요리를 통해 깨달았던 내용이나 스토리 있는 음식과 문화를 설명하는 밥 먹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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