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좋아했다. 아이들도 나를 엄청 따랐다. 처음 보는 아이들도 나에게는 뛰어와서 덥석 안기곤 했다. 더 신기한 건 우는 아이들도 내가 안아주면 뚝 울음을 그치는 것! 그래서 한 때 나의 꿈은 유치원 교사이기도 했다. 지금은 초등학교 교사이니 꿈을 거의 이룬 것일까?
육아휴직 후에 복직을 하면서 2학년 담임을 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귀여운 것이었다. 교장선생님께서 어떠냐고 할만하냐고 물어보시길래 대뜸 이렇게 대답했다.
"애들이 너무 귀여워요~~"
"어이구~~ 천상 초등학교 선생님이구먼!"
라고 말씀하시며 환하게 웃으시던 인자하신 교장선생님! 그러나 그것도 유효기간이 딱 일주일이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귀여운 아이들의 얼굴 뒤로 무서운 맹수의 얼굴이 숨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는 쭈욱 아이들과의 전쟁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교감이 되고 나니 아이들이 너무 예쁜 것이다. 1학년들은 1학년이라 귀엽고 4학년은 4학년이라서 의젓하고, 나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큰 6학년들은 형님들이라 믿음직스럽다. 다른 교감선생님들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교감이 되니까 왜 이렇게 애들이 예뻐요?"
"남의 자식이라 예쁜 겁니다!"
막상 내가 담임이 아니니 책임에서 한 발짝 물러설 수 있어서일까? 아니면 매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지 않고 가끔 만나서일까? 하여간 요즘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
첫 등교하는 날 오빠 손을 꼭 잡고 울면서 교문으로 들어오는 유치원생이 있었다. 낯선 학교에 엄마와 떨어져 처음 등교하는 것이 무서웠나 보다. 곱게 땋은 머리를 찰랑찰랑 흔들며 한 손으로는 연신 눈물을 훔치면서 오빠의 손을 꼭 잡고 가던 그 여자아이를 오늘 또 만났다. 어라~~ 오늘은 오빠의 손을 잡은 채 밝은 얼굴로 총총걸음으로 현관을 들어선다. 그리고는 열화상 카메라 앞으로 난 화살표를 씩씩하게 한 칸씩 밟고 들어가서는 유치원 교실로 의젓하게 들어간다. 그러다 잠깐 멈춰 서서는 열화상 카메라 앞에서 체크하고 있는 선생님에게 뭐라고 귀여운 목소리로 쫑알쫑알 댄다. 그러자 바로 선생님이 하하하 하고 웃음보를 터뜨린다. 내가 궁금하다는 얼굴을 하자, "아, 쟤 오빠가 우리 반이거든요!" 아~~ 오빠 담임선생님을 알아보고 아는 체를 할 만큼 학교가 이제 익숙해졌나 보다. 귀여운 녀석~~ 코로나 때문에 한 3개월 동안 아이들의 얼굴을 못 보다 봐서 그런지 남의 자식들이 너무 예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