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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둥맘 Jul 26. 2020

남편에게 김밥을 싸 바칩니다!

삼대가 덕을 쌓아 이룬 주말부부! 평일에는 나도 직장일에 애들 챙기랴 바빠 잊고 있다가 주말에 지쳐서 퉁퉁 부은 얼굴로 집으로 찾아오는 남편을 보면 애잔한 마음이 든다. 애교도 없고 말주변도 없는 내가 남편을 위해 할 수 있는 거라곤 밥 차려 주기이다.


주말 아침에는 순둥이(우리 집 반려견)와 함께 하는 아침 산책도 포기하고 아침 상을 준비한다. 주로 남편이 좋아하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같은 찌개 종류와 멸치볶음, 나물반찬 한 가지 정도를 하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번 주는 남편이 좋아하는 김밥을 싸주려고 장을 봐놨다. 김밥은 남편도 좋아하지만 애들도 좋아하는 음식이라 가끔가다 한 번씩 싸주곤 한다. 토요일은 귀찮아서 패스하고 일요일 저녁에나 싸주려고 미루고 있었다.


"나, 오늘 아침 먹고 간다. 비상이야!"

"그래?"


남편의 말을 듣고 헐레벌떡 김밥을 싸기 시작했다. 김밥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그렇지만 한번 싸놓으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어 두 끼 정도는 거뜬하게 해결할 수 있어 편한 점도 있다.


김밥 재료(김밥 16줄 분량) : 어묵 1 봉지, 당근 1개, 시금치 1단, 계란 6개, 단무지 1통, 김밥용 구운 김 16장, 참기름, 소금


우리 집은 대식구라 김밥을 쌀 때는 최소한 열다섯 줄 이상은 싸야 한다. 그래야지 온 식구들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먹다 남은 것은 냉장고에 넣어 놨다가 계란물을 입혀 기름에 튀겨내도 별미이다.


우선 어묵과 당근을 채 썰어 볶아낸다. 다음으로는 계란지단을 부쳐서 식은 후에 알맞은 굵기로 썰어 낸다. 이 재료들을 준비하는 동안 미리 물을 올려 시금치를 데쳐내고 물기를 꼭 짠 다음 소금과 참기름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낸다. 김밥은 국물이 나오면 곤란하기 때문에 간장보다는 소금으로 무쳐낸다. 김밥용 햄도 알맞은 크기로 잘라 준다.


김밥 속 재료들은 집집마다 취향에 따라 다르다. 어떤 집은 간단하게 당근, 어묵, 단무지 세가지만 넣기도 한다. 우리 집처럼 있는 재료 없는 재료 많이 넣으면 여러 가지 재료들의 맛이 어우러져 고소한 감칠맛을 낸다. 여기다 간장에 볶은 우엉채도 넣으면 더욱 고소하고 건강에도 좋다.



모든 재료가 준비되었으면 단무지와 함께 세팅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밥 준비가 있다. 밥은 뜨거운 밥을 한 김 식힌 후에 참기름과 가는소금으로 밑간을 한다. 너무 짜지 않게 심심할 정도로 간을 해준다. 다음으로 김밥 말이 위에 구운 김을 올려놓고 밑간이 된 밥을 한 주걱 올려놓은 후 얇게 펴 준다. 그 위에 각종 재료들을 올려준 후 곱게 싸준다. 다 싼 김밥 위에 소금 참기름을 한 겹 발라주는 것이 포인트다. 이렇게 하면 더욱 고소하면서 짭조름한 맛이 난다. 그리고 나중에 김밥을 자를 때도 더 잘 잘라진다.


일어나자마자 김밥 재료를 준비하고 김밥을 열여섯 줄 쌌더니 허기가 진다. 늦잠을 자고 일어난 둘째가 묻는다.

"엄마, 아침부터 웬 김밥이야?"

"응, 아빠가 오늘 아침만 먹고 빨리 간다고 해서!"


남편과 막내는 김밥을 한 입 가득 입에 넣고는 우적우적 잘도 먹는다.

"점심에 먹을 거 좀 싸주까?"

"응"

"몇 줄?"

"두 줄!"


김밥 두 줄을 얼른 싸 주었다. 남편은 김밥을 챙겨서 바쁘게 집을 나선다. 남편은 일요일 텅 빈 사무실에서 내가 싸준 김밥을 먹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김밥 안에 나의 애잔함과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함께 싸주었는데. 김밥으로 전하는 나의 마음을 알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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