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시집에서
비바람이 스치고 간
한낮의 뜨락
황소 등에는
고추잠자리가 보금자리하여
오수에 빠지다
삼목 잎새들은
스스로의 몸을 요동시켜
바람을 내면서
히말라야 고원을 향한
불타는 향수를 달래다
태양은 뜨겁게
내리 꽂히면서
물상을 맥없이 거꾸러뜨리고
아폴로의 전설이
용암처럼 깔리는 대지 위에는
천천히 오후가 뒤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