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다양한 꿈이 있었다. 멋진 뮤지컬 배우 아니면 자유로운 예술가? 살다 보니 회사와 집만 오가는 그런 삶이 되었다. 회사가 무료해질 때쯤 뭘 하면 재밌을까 고민하다가 직장인 뮤지컬 동아리를 시작했다. 그 후로 직업이 되지는 못했지만 어렸을 때 꿨던 꿈을 소소하게 이룰 수 있는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뭐 하고 놀까?' 아니 '뭘 하면 더 재미가 있을까?'를 고민하는 30대 대한민국 평범 직장남의 더 즐거운 횰로 도전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고등학교 시절 발표대회에 나갔던 적이 있다. 스크립트를 모조리 암기하며 준비한 노력 덕에 수상까지 할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그 당시엔 외웠던 내용을 잘 읽었던 것 같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로 발표 실력은 더없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왜일까? 회사 발표는 준비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는다. 빠르게 지나가는 사안에 대해 짧게는 수 분 안에 준비하고 발표하기도 해야 한다. 기존에 했던 준비와 발표 방식과는 차이가 있었다. 더불어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긴장되기 시작했다. 잃을 게 없는 청춘과 다르게 사회생활에서의 실수는 엄청난 것을 잃을 것처럼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가 나에게 발표 공포증을 안겨주었다.
안정감 있는 회사 생활이 뒷받침되어야만 퇴근 후 내 생활을 좀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다. 그게 바로 워라밸이다. 회사 생활에서 수시로 맞이하는 발표의 상황들은 나의 워라밸을 방해한다. 지난 발표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떠올라 퇴근 후 내 라이프 밸런스를 방해한다. 발표를 준비하며 가지는 부담감 또한 마찬가지다. 그래, 더 나은 워라밸을 위해 내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지! 생각의 끝에 앞으로 있을 발표를 위해 여러 가지 개선 방법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청중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자신감 있는 발표는 회사 생활을 하는 데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장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초록 창을 띄운다. ‘발표 잘하는 법’, ‘무대공포증 극복’, ‘긴장하지 않고 발표하는 법’, ‘프레젠테이션 잘하는 법’ 등으로 검색해 보니 대부분 스피치 학원이 나온다.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이 돈을 쓰기엔 꽤 부담스러운 금액이라 당장 학원을 등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득, 대중 앞에서 말을 해야만 하는 직업,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지인이 떠올랐다. 조언을 들어보면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조금 더 명확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지인은 현재 프리랜서 쇼 호스트와 함께 리포터, 스피치 아카데미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반갑게 안부를 물어보고 나서 본격적으로 발표 스킬을 향상시키는 법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메라비언의 법칙에서는 사람의 이미지는 말의 ‘내용’보다 말 이외의 ‘비언어적 수단’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된다. / 사진=박현호 기자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동안 내가 했던 여러 가지 발표에 대한 문제점이 있었다. 그중 발표 공포증이 제일 컸다. 이 공포증으로 기인하여 청각과 시각적 전달이 무너진다. 좋은 내용을 발표해도 떨리는 목소리, 긴장한 포즈, 당황하는 모습은 좋은 발표의 전체적인 질을 떨어트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발표 공포증 극복과 더불어 발표력을 향상할 수 있을까?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나에게 아래와 같이 제안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말하는 발표 공포증 극복 마인드 3
1 좋은 정보 전달자라는 믿음
내가 준비하고 알고 있는 소중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전달한다 생각하자.
2 실수에 대한 두려움 덜기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내 생각보다 덜 심각하게 듣는다.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들어 주지만, 사소한 실수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관대하다.
3 청중을 가볍게 바라보기
청중들은 어려운 사람들이 아닌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라고 생각해보자.
모든 것이 그렇듯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한다. 발표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방법을 통한 연습이 자신감을 만든다.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연습하여 발표력을 향상했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말하는 발표력 향상 꿀 팁 3
1 셀프 동영상 활용
동영상을 활용해 수시로 찍어보고 확인하다 보면 시선, 목소리, 제스처의 부자연스러움을 자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보완한다.
2 스터디 그룹 만들기
비슷한 고민을 가진, 발표력 상승을 원하는 사람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면 심리적 공감과 더불어 발표 연습을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다.
3 이동 중 간판 읽어보기
발표에는 항상 애드리브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우선 이동 중 특별히 할 일이 없다면 핸드폰 대신 간판을 또박또박 읽어보자. 발음에 도움이 된다. 그중 한 간판을 선택하여 그와 맞는 주제의 스토리텔링을 해보자. 유연한 사고에 도움이 된다.
항상 두렵다고 느꼈던 발표지만 막상 1:1 코칭을 받아보니 역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공부에는 왕도가 없듯이 발표를 잘하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스스로 발표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직장인 중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문제점을 정확히 알고 개선하려는 자세가 일에 대한 워라밸을 높이는 첫걸음 아닐까? 고민했다는 건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과 같아서 스스로 조금은 뿌듯하다. 지금 워라밸을 방해하는 어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극복을 위해 생각을 움직이고 행동에 나서자. 그것부터가 시작이다.
데일리타임즈W 에디터 박현호 dtnews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