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트립’ 글램핑으로 코로나 속 힐링을 되찾다

by 데일리타임즈W
‘워킹맘도 워라밸’? 워킹맘이 워라밸을 즐긴다니! 다소 불가능해 보이는 조합이다. 연재 기획명을 이렇게 지어놓고 어떤 콘텐츠로 채워야 할지 고심했다. 그 끝에 낸 나름의 결론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좀 더 즐겁고 의미 있게, 가끔은 아이 없이 여유를 누리며 엄마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을 소개하면 어떨까. 세상 모든 엄마들의 워라밸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2078_2568_4552.jpg 편안한 럭셔리 캠핑을 경험할 수 있는 글램핑은 요즘 같은 때 '언택트 트립'이라는 장점까지 있다. / 사진=럭셔리글램핑 바누 홈페이지

코로나 시국에도 힐링은 필요하다

예기치 않던 재택근무와 어린이집 방학이 한 달 이상 길어지니, 엄마도 아이도 ‘집콕’ 생활에 이력이 났다. 집에서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아이와 집에서 놀기’로 아침마다 검색을 해도 이젠 더 이상 새로운 게 없다. 그 사이 야속하게 짧은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왔고, 값진 날씨와 공기를 누리지 못한 채 집에만 갇혀 지내다 갑갑함이 한계치에 이르렀다. 다가오는 주말, 미세먼지 없이 따뜻한 봄 날씨가 예상된다는 예보가 들렸다. 누적된 답답함에 잠깐 숨통을 트여줘야 할 때다. 지금 가능한 범위에서 ‘코로나 틈새 힐링’을 도모하기로 했다.

호텔이나 리조트는 구조상 외부 사람들과 접촉할 일이 많으니 패스, 좀 더 안심할 수 있는 환경에서 아이와 함께 여행 기분을 낼 수 있는 곳이 없을까. 남편과 머리를 맞댄 끝에 떠오른 것이 ‘글램핑’이다. 글램핑은 ‘화려한’이라는 의미의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의 합성어로 텐트, 조리기구, 침구 등 캠핑 장비가 다 준비된 고급 야영을 의미한다. 텐트 간 일정 거리가 유지되는 독립적인 환경에서 자연과 가까이하는 휴식을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식사도 각 숙소별로 마련된 개별 바비큐 시설을 이용해 우리 가족만 따로 할 수 있으니 요즘 같은 때 이보다 더 적합한 ‘언택트 트립(비대면 여행)’도 없지 않은가.
결정을 내리고 나니 마음은 벌써 여행이 시작된 듯 울렁울렁 상승세를 탔고, 빠르게 손을 놀려 글램핑 검색을 시작했다. 아이에 특화된 놀이시설, 수영장을 갖춘 키즈 글램핑장도 많지만 굳이 그런 곳에 가고 싶진 않았다. 요즘 같은 때 공동 놀이시설을 이용하기도 찝찝하고, 아이들은 그냥 자연에 풀어놓으면 나름의 놀 거리를 찾으니까. 조금 지루해할 걱정이 든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 몇 개를 챙겨가면 그만이다.
숙소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청결도’에 기준을 두고, 후보에 오른 곳들의 리뷰를 꼼꼼히 읽어봤다. ‘사진에서 보는 것만큼 깨끗하지 않아요’, ‘베개 커버 안쪽에 얼룩이 있어요’ 등등 기준에서 어긋나는 리뷰가 발견될 때마다 하나씩 제외하고 최종 선택! 이곳에 대한 안 좋은 리뷰는 ‘TV가 없어서 좀 심심했어요’라는 것이 유일했다. 집에 있는 동안 물리도록 본 TV, 하루쯤 없으면 어떤가. 오히려 여행을 충만하게 하는 더 좋은 조건이다. 이 외에 ‘아이’라는 변수가 있으니 가족의 성공적인 첫 글램핑을 위해 엄마의 눈으로 몇 가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78_2570_016.jpeg 캠핑 장비 챙길 필요 없이 편안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니, 귀찮은 것 싫어하는 우리 가족에게 딱이다. / 사진=김보령 기자

아이와 떠나는 글램핑, 한 번 더 체크하기

1 바닥 난방의 유무

2 단층, 복층의 선택

3 실내 화장실 유무

2078_2571_22.jpeg 도착하자마자 텐트 앞 널찍한 덱에 돗자리 깔고 앉아 놀이를 시작하는 딸아이, 멀리서 봐도 신이 났다. / 사진=김보령 기자

드디어 집 탈출, 흥겨움이 폭발한다

햇살 좋은 일요일 아침, 강원도 홍천으로 향했다. 차 안에 ‘핑크퐁 상어가족’이 BGM으로 흐르자 ‘아기 상어 뚜루루~, 엄마 상어 뚜루루~’ 떼창이 시작되고 간만의 가족여행에 흥겨움이란 것이 폭발했다. 1시간 반 만에 목적지 도착. 탁 트인 풍경 위에 자리한 이틀간의 우리 집이 딸아이는 꽤 마음에 들었나 보다. 숙소 앞 널찍한 나무 덱(Deck) 위를 신발도 벗어던진 채 뛰어다니며 ‘엄마 이건 뭐예요’ 조잘조잘 질문을 계속하다가, 이내 펼쳐둔 돗자리에 자리를 잡고 챙겨온 ‘플레이도’ 놀이를 시작했다. 글램핑장의 넓은 잔디밭을 운동장 삼아 준비해온 킥보드를 실컷 타기도 했다. 그런데 잔디밭 놀이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주인아저씨가 빌려준 잔디 썰매를 아빠가 언덕 위에서 아래로 끌어주니 아빠의 체력은 전혀 고려 안 하고 신이 나서 ‘또’를 몇 번이고 외쳐댔다. 엄마야 뭐 사진만 열심히 찍어주면 되니, 아빠 고생이 많아!

2078_2572_436.jpeg 집에선 유튜브에 중독돼가던 아이가 자연에 나오니 물, 돌, 나무 모든 것을 장난감 삼아 즐겁다. / 사진=김보령 기자

자연이 아이의 가장 좋은 놀이터다

점심을 먹은 후 근처 홍천강으로 산책에 나섰다. 오후 4시 무렵의 햇살이 쏟아진 강물의 반짝임에 엄마는 감동하고, 아이는 아빠를 따라 작은 돌, 큰 돌을 골라 강물에 던지며 연신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유튜브보다 재미있는 돌멩이 던지기에 푹 빠져 한 시간 이상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렇게 돌만 던져도 즐거운 걸, 집에만 있던 아이도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다. 청명한 날씨 덕분에 사진까지 어떻게 찍어도 그냥 그림이 됐다.

2078_2574_101.jpeg 숯불 위에서 영롱하게 익어가는 바비큐, 글램핑의 하이라이트다. / 사진=김보령 기자

저녁은 글램핑의 꽃인 바비큐가 기다리고 있었다. 외식하기도 어려운 요즘, 야외에서 지글지글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다니. 예전엔 당연히 누리던 일들이 새삼 다 소중하고 신이 난다. 숯불 위 고기, 새우, 관자, 소시지가 아름답게 줄지어 익어갔다. 아이 한 입 나 한 입 나눠 먹고, 고기 굽는 남편의 입에 한 쌈 가득 넣어주며, 그렇게 글램핑의 밤이 깊어갔다.

2078_2573_82.jpeg 육퇴가 찾아오고 부부만의 '불멍' 시간. 술잔을 기울이며 그간의 피로를 날린다. / 사진=김보령 기자

강가에서 신나게 뛰어 논 아이가 고맙게도 일찍 숙면에 들어가고 드디어 모든 부모가 염원하는 육퇴의 시간. 밖에서 부부만의 2차를 세팅 중인 남편에게 외쳤다. “지금이야, 캠프파이어!” 주인장 아저씨가 피워준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불멍’을 때렸다. 마주 앉아 맥주잔를 기울이니 그간의 피로함도 날아가고, 코로나 시국을 함께 견디는 2인 1조 육아팀의 동료애가 부쩍 깊어졌다. 와이파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기분 좋게 차가운 공기를 채워주었다. 일상이 아니었던 시간을 일상으로 되찾은, 돌아보니 더 고마운 여행이었다.

2078_2575_123.jpg 가평 바위숲 온더락 글램핑장. 숲속에 위치해 자연의 기운을 듬뿍 받으며 휴식할 수 있다. / 사진=바위숲 온더락 홈페이지

아이와 함께 갈 만한 서울 근교 럭셔리 글램핑 3

1 홍천 ‘럭셔리글램핑 바누’위치가격

2 가평 ‘바위숲 온더락’위치가격

3 양평 ‘상상글램퍼스’위치 가격



데일리타임즈W 에디터 김보령 dt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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