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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타임즈W Aug 03. 2020

[W렌즈 슬기로운 음주 생활③] 알쓰와 주당의 무알코올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인 술은 직장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때로는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친구 같은 존재이지만, 과도한 음주나 강압적인 회식 문화로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직장인과 술의 관계도 달라졌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 회식이나 점심 회식 문화가 생겨났고 집 혹은 바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족’들이 늘어난 것. 워라밸 전문 매체 <데일리타임즈W>는 코로나19로 달라진 회식 문화와 프로 직장인의 이색 숙취 해소법,  맛깔나게 혼술을 즐기는 이색 안주, 주당들과 함께해도 꿀리지 않는 논 알코올 음료까지 슬기로운 음주 생활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고백하자면 대표 ‘알쓰’(알코올 쓰레기라는 신조어로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을 뜻함)인 나도 술이 고픈 순간이 있다. 술자리에서 마음을 풀어놓고 사람들과 어우러지고 싶을 때, 갓 튀긴 바삭한 치킨이 집으로 배달됐을 때, 하루 종일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며 취한 기분을 느끼고 싶은 밤···. 꼽자면 무수히 많다. 다만 술을 먹으면 몸이 받지 않아 괴로울 뿐. 그래서 찾은 대안이 맥주와 비슷한 맛으로 대리만족을 주는 무알코올 맥주다. 요즘엔 알쓰는 물론이고 임산부, 술자리에 차를 가져온 사람, 건강상 술을 멀리하는 사람 등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참에 마트에 있는 무알코올 맥주의 맛을 모두 비교해보기로 했다. 진짜 맥주의 맛과 얼마나 비슷한지 정확성을 위해 우리 집에 사는 주당 1인도 리뷰에 동참했다. 알쓰와 주당이 각각의 취향과 입맛으로 뽑은 무알코올 맥주 1위는? 


마트에 있는 모든 무알코올 맥주를 쓸어 왔다. / 사진=김보령 기자

잠깐, 무알코올 맥주의 알코올 0%에 대한 진실

무알코올 맥주는 전부 알코올이 하나도 없을까. 정답은 엑스. 국내 주류법상 알코올 1% 미만은 모두 ‘음료’로 구분된다. 도수 1% 미만 비알코올 맥주, 도수 0% 무알코올 맥주를 함께 통상적으로 ‘무알코올 음료’, ‘무알코올 맥주’로 칭하며 보통 마트 진열대의 한 섹션에 함께 놓인다. 알코올 함유 0%의 완전무결한 무알코올 맥주를 원한다면 각 맥주의 성분표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바바리아 애플. / 사진=아영FBC

바바리아 애플(네덜란드 맥주 / 알코올 0%)

1978년 세계 최초로 등장한 무알코올 맥주로, 2016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무알코올 맥주이기도 하다. 제조 시 알코올을 생성하는 이스트 세포의 기능만을 억제해 맥주 고유의 맛과 향을 살렸다. 바바리아 오리지널, 바바리아 애플, 바바리아 레몬 세 종류가 있다.


알쓰 맥주와는 완전히 다른 맛. 영국에서 먹던 애플 사이다(숙성된 사과로 만든 알코올음료)와 흡사한데 그보다 탄산과 단맛이 2% 빠진 느낌. 은은한 당도와 깔끔한 맛이 좋아 술 잘 마시는 여자처럼 벌컥 벌컥 계속 들이킬 수 있을 것 같다. 별점 ★★★☆(5개 만점 기준, 표기 방법 ★ 1개 ☆ 0.5개, 이하 생략)


주당 맥주 맛은 1도 안 느껴지는 그냥 데미소다 맛. 대신 일반 탄산음료보다 입에 남는 잔당이 깔끔해 시원한 음료가 당길 때 마시면 좋겠다.  별점 ★★



하이트 제로 0.00. / 사진=하이트진로음료

하이트 제로 0.00(한국 맥주 / 알코올 0%)

2012년 국내 최초로 출시된 무알코올 맥주로 2019년 5천만 캔을 돌파했다고. 일부 수입 무알코올 맥주가 0.5% 가까이 알코올이 함유된 반면, 알코올 0%의 진정한 무알코올 맥주를 내세우며 인기를 얻었다.


알쓰 쓴맛이 강하지 않아서 부담 없이 마실 수는 있다. 그러나 ‘맥알못’인 내가 느끼기에도 맥주 맛과 그다지 비슷하지 않다. 보리 맛 나는 탄산음료 정도? 무엇보다 맛이 없다. 별점  


주당 처음 1초 탄산 쏘는 느낌만 하이트와 비슷하지 전혀 다르다. 탄산의 청량함은 괜찮은데 끝으로 갈수록 밍밍하다. 보리 맛과 시큼한 맛이 뒤섞인 쉰 보리차 맛. 무엇보다 맛이 없다. 별점 ★



클라우스탈러. / 사진=클라우스탈러 홈페이지

클라우스탈러(독일 맥주 / 알코올 0.49%)

세계맥주대회에서 수상한 바 있는 무알코올 맥주계의 세계적인 스타. 맥주와 흡사한 맛으로 국내에도 팬이 많다. 풍부한 거품, 청량감 있는 탄산으로 진짜 맥주를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알쓰 맥주 맛과 굉장히 비슷하면서 알쓰가 싫어하는 쓴맛이 약해서 좋다. 구수한 보리 맛과 넘길 때의 깔끔한 청량감이 좋은 순하고 맛있는 맥주. 세상의 알쓰가 기대하는 무알코올 맥주의 맛을 제대로 구현했다. 이

제부터 치맥은 이것과 함께. 별점 ★★★★★


주당 다른 무알코올 맥주는 단맛이 나는데, 이건 단맛이 없고 보리 향도 적당해서 좋다. 일반 맥주보다 탄산이 부족하긴 한데, 모르고 먹으면 순한 맥주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일단 맛있다. 별점 ★★★★ 



클라우스탈러 레몬. / 사진=클라우스탈러 홈페이지

클라우스탈러 레몬(독일 맥주 / 알코올 0.49%)

클라우스탈러의 레몬 맛 버전. 레모네이드가 60% 함유되어 있다.


알쓰 맥주 맛과 굉장히 비슷하면서 알쓰가 싫어하는 쓴맛이 약해서 좋다. 구수한 보리 맛과 넘길 때의 깔끔한 청량감이 좋은 순하고 맛있는 맥주. 세상의 알쓰가 기대하는 무알코올 맥주의 맛을 제대로 구현했다. 이제부터 치맥은 이것과 함께. 별점 ★★★★★


주당 다른 무알코올 맥주는 단맛이 나는데, 이건 단맛이 없고 보리 향도 적당해서 좋다. 일반 맥주보다 탄산이 부족하긴 한데, 모르고 먹으면 순한 맥주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일단 맛있다. 별점 ★★★★



비트버거 드라이브. / 사진=비어마켓

비트버거 드라이브(독일 맥주 / 알코올 0.04%)

깔끔한 뒷맛과 풍부한 홉 향이 특징. 독일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무알코올 맥주로 독일에서 ‘임산부 맥주’라고 불리는 제품이다. 비트버거 프리미엄 맥주에서 추가 공정을 거쳐 알코올만 제거해 맥주 맛에 가깝다.


알쓰 맥주 특유의 향과 홉의 쓴맛을 잘 살려 맥주 맛과 흡사하다. 주당처럼 맥주를 들이켜며 취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좋다. 그러나 알쓰가 싫어하는 쓴맛(술맛)이 강하게 나서 점수는 보통으로. 별점 ★★★ 


주당 순하고 맛있는 맥주 같다. 모르고 먹으며 진짜 맥주인 줄 알겠다. 다만 탄산의 청량감이 부족해 넘길 때 맥주처럼 목을 시원하게 치는 맛은 부족하다. 부담 없이 맥주 대신 마시고 싶을 때 먹어도 될 정도. 별점 ★★★★☆



에딩거 프라이. / 사진=지마켓

에딩거 프라이(독일 맥주 / 알코올 0.4%)

부드러운 밀 맥주의 맛과 향을 담았다. 화학첨가물과 방부제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지방, 콜레스테롤 0%인 건강한 무알코올 맥주. 저열량(25kcal/100ml)이라 다이어터들에게도 부담 없다.


알쓰 밀의 고소함이 풍부하게 느껴지고 쓴맛, 신맛이 덜 느껴져 내 취향에 맞는다. 거품이 풍성하고 부드러워 목 넘김이 좋다. 꿀꺽꿀꺽 시원한 맥주가 목으로 흐르는 기분. 별점 ★★★★


주당 단 맛이 느껴져 별로. 샴페인 먹는 느낌이다. 트림할 때 과일 향이 올라온다. 하이트제로보단 낫다. 별점 ★★



크롬바커 필스 알코올 프라이. / 사진=ssg.com


크롬바커 필스 알코올 프라이 (독일 맥주 / 알코올 0%)

필스 맥주(라거의 한 종류로 일반 라거보다 쓴맛과 깊은 풍미가 특징)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특징. 진한 몰트 향, 가벼운 산미, 적당한 탄산이 잘 어우러진 무알코올 맥주다.


알쓰 황금빛 색과 풍부한 거품이 어우러진 비주얼로는 진짜 맥주 못지않다. 쌉싸름하면서도 청량감 있는 맛으로, 쓴맛이 부담될 정도는 아니다. 맥주 맛이 살짝 가미된 탄산음료 느낌. 별점 ★★★


주당 탄산과 쓴맛이 일반 맥주보다 부족하지만 순한 맥주를 마시는 느낌. 무알코올 맥주 특유의 엿기름 비슷한 맛이 나지만 다른 것보다 약한 편. 별점 ★★★  



크롬바커 논 알코홀릭 바이젠. / 사진=ssg.com

크롬바커 논 알코홀릭 바이젠 (독일 맥주 / 알코올 0.5%)

독일의 엄격한 맥주순수령에 따른 양조 방식을 따라 순수한 맥아와 홉, 천연암반수로 만들었다. 풍부한 밀의 향과 맛에 달콤함을 더했으며 크림처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


알쓰 진한 과일 향과 달콤한 맛이 에일 맥주와 비슷하다. 약한 1664블랑을 마시는 느낌. 거품이 풍부해서 부드럽게 넘어간다. 술 약한 여자들이 좋아할 맛. 별점 ★★★★


주당 진한 금빛 색상과 풍성한 거품이 진짜 맥주 같았지만, 입안에 들어온 맛은 맥주가 아니었다. 그냥 상큼

한 후르츠 칵테일 국물 맛? 별점 ★★



칭따오 논알콜릭. / 사진=칭따오

칭따오 논알콜릭(중국 맥주 / 알코올 0.05%)

라오산 지역의 깨끗한 광천수와 전용 농장에서 재배한 홉을 사용해 만들었다. 기존 라거 맥주보다 2배 이상의 몰트를 첨가해 맥주 고유의 깊은 풍미를 살렸다.


알쓰 그간 최고의 무알코올 맥주라고 꼽아온 클라우스탈러에 대적할 만한 진짜가 나타났다!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쓴맛과 청량감이 제대로 맥주 맛이다. 알코올이 안 들어갔지만 알코올 맛이 살짝 느껴지는 착각이 들 정도. 중국요리에 곁들이고 싶은 칭따오, 그 맛이다. 별점 ★★★★☆


주당 첫 맛과 입안에 감도는 맛이 칭따오 맥주와 굉장히 비슷하다. 알코올이 빠졌기 때문에 마지막에 톡 쏘는 느낌이 없다는 것만 차이. 다른 무알코올 맥주는 시음하느라 맛만 보고 말았지만 이건 끝까지 마셨다. 평일 새벽 손흥민 경기 보면서 맥주 한 잔 따고 싶은데 다음 날 출근 부담으로 망설여질 때 대신 이걸 마셔야겠다. 별점 ★★★★★



프뤼 스포츠. / 사진=프뤼 스포츠 홈페이지

프뤼 스포츠(독일 맥주 / 알코올 0%)

프뤼 쾰쉬에서 생산하는 라들러로 레모네이드와 무알코올 맥주를 섞어 만들었다. 독일어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는 뜻의 라들러는 마신 뒤에도 자전거를 탈 수 있을 정도로 도수가 낮은 무알코올 음료이다.


알쓰 달지 않은 레모네이드 맛. 클라우스탈러 레몬보다 단 맛이 약해서 청량감 있는 탄산음료가 생각날 때 가볍게 마시면 좋을 듯. 진저엘(생강 맛 탄산음료)과도 비슷한 느낌. 별점 ★★★


주당 덜 단 데미소다 맛. 딱히 맛있지도 않고 맥주랑도 전혀 다른 맛. 이거 먹을 바엔 데미소다를 사 먹겠다. 별점 ★★



마이셀 무알코올. / 사진=ssg.com

마이셀 무알코올(독일 맥주 / 알코올 0.4%)

정제수, 밀 맥아, 보리 맥아, 효모, 홉을 이용해 만든 밀 맥주 베이스의 무알코올 맥주다. 과일 향과 단 맛이 느껴지는 에일 맥주를 연상시킨다.


알쓰 밍밍한 호가든 맛. 쓴맛은 약하고 단 맛과 고소한 향이 난다. 좀 애매한 맛.  별점 ★★★


주당 진한 골드빛과 풍성한 거품의 비주얼은 최고였지만 먹었을 때 실망을 안겨줬다. 부드러운 목 넘김은 좋은데 맥주 맛 같지 않다. 별점 ★★ 



산미구엘 앤에이비. / 사진=비어마켓

산미구엘 앤에이비(홍콩 맥주 / 알코올 0.003%)

필리핀 맥주로 알려져 있는 산미구엘이 논 알코올 버전으로 홍콩에서 생산되었다. 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이 제로여서 살찔 부담을 덜어주고, 새콤달콤하며 고소한 향이 난다.


알쓰 굉장히 독특한 맛이다. 시큼한 식혜 같다. 맥주와 비슷하지도, 그렇다고 음료수처럼 맛있지도 않은 걸 굳이 마셔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별점 ★


주당 맥주 맛은 고사하고 탄산 맛도 안 나고 물엿 맛만 난다. 





데일리타임즈W 김보령 기자 dt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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