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제가 좋아하는 계절입니다. 대학교 다닐 때의 청춘을 떠올리게 합니다. 야작, 마룻바닥, 낡은 소파와 mp3, 자판기 커피들로 채워지던 그 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부산 시립미술관으로 요가수업을 하러 가는 길. 채워지지 않는 아쉬운 마음들이 살아났습니다. 작업을 오랫동안 하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놓고 있던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미술관에서 요가수업을 하게 되면서 나를 분명하게 드러나게 했습니다.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에서 요가를 하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작업하는 사람이 요가를 하게 된다면 무엇을 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관계 맺기에 대한 긴장도가 높은 사람이라. 그러한 불편을 드러내는 공간 작업을 주로 해왔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서 요가를 하는 일은 나의 불편을 바라보게 했습니다.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나를 더욱 드러나게 하는 지점을 발견하곤 합니다. 어떤 두 가지가 만났을 때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비로소 서로의 성질이 더 고유하게 잘 보였던 것 같아요. 그것을 우연히 발견하는 지점에서 삶의 방향성은 미묘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걸 기대해 봅니다.
앞으로 스트레칭 CLUB을 함께하는 동안 나의 불편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정을 가져보려고 해요. 함께 요가를 나누는 동안 각자의 불편한 지점을 바라보며 공간을 만드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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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관에 00하러간다>
이번에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기획한 '여가'라는 전시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미술을 즐기는 공간이자 자신에게 알맞은 여가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 미술관은 다양한 여가활동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맛볼 수 있도록 문이 활짝 열려있어요. 예술과 작품 그리고 다양한 여가를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