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수기 Mar 01. 2024

영어로 글쓰기 공략법

외국어 유목민의 자아성찰 12

IELTS를 공부하기로 하고 글쓰기 먼저 공략을 했다. 문제에 대하여 어느 정도 답안을 써보고 예시 답안과 비교해 보았는데 문장을 만드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질 좋은 답안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한국어로도 별로 생각해 본 적 없는 주제들을 영어로 쓰는 것은 사실 앞뒤가 안 맞는 일이긴 했다. 그래서 그런지 빙빙 도는 말만 하게 되고 논리적인 전개를 펼치지 못했다. 어찌 보면 최소한의 논리적 지능을 평가하는 영역인지도 모른다.


이런 문제들이 있는데, ‘학생들에게 금융 교육을 시키는 것에 대해 장점과 단점을 모두 논하시오.’ 또는 ‘새로운 교육법을 시도하는 것에 대하여 장점이 단점보다 많은지 논하시오.’ 막상 질문이 던져지면 잠시 멈추게 된다. 지식을 받아들이기에 급급한 방식으로 성장해 온 지극히 평범한 나에겐 다소 익숙하지 않은 형식이었다. 고민해 보는 것, 그래서 그런지 생각이 짧은 나는 정말 뻔한 내용의 답안을 적을 수밖에 없었고, 예시 답안을 보면서 ‘아, 이런 장단점이 있을 수 있겠구나.’ 하며 스스로의 부족함을 느꼈다.


나에게 있어서 시험이라 함은 촉박한 시간 내에 빠르게 답변을 정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 버릇은 지금도 남아있어서 직장에서도 일을 받으면 생각을 깊게 하기보단 재빨리 끝내고자 한다. 퀴즈쇼도 아니고 정말이지 얕은 수법이 아닐 수가 없다. 안 좋은 습관이 든 마당에 외국어로 ‘글쓰기’ 시험이란 과연 나에겐 얼마나 맞지 않는 분야일까.


모든 공부에는 인풋과 아웃풋이 작용해야 함을 언어를 공부하다 보면 여실히 느낀다. 아무리 단어를 많이 외우고 문법을 공부하고 듣고 읽어도, 직접 쓰거나 말하거나 하며 연습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내가 그랬다. 중학교 때 단어책으로 등을 맞아가며 공부했건만, 그 어휘들을 실생활에 녹여내지 못하니까. 말레이시아에서의 짧은 3개월이 오랜 영어 공부 햇수 대비 효율적이었던 것처럼, 언어 공부는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그렇게 환경을 바꿔주는 어학연수, 교환학생이 유행했던 걸까.


다시 IELTS로 돌아와서, 나는 아마도 시험을 볼 텐데, 올해 몇 월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시험을 접수해 놓으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하겠지? 토익은 이제 준프로니까 졸업할 때가 됐다. IELTS 딱 기다려!

이전 11화 외국어 유목민 생활을 멈추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