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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기 Jan 22. 2024

웃음의 중요성

직장에서 웃을 수 없는 우리들

 최근 나는 회사에서 웃을 일이 없다. 어느 누구나 그럴 수 있겠지만 한동안 나도 웃으면서 회사를 다닌 적이 있었다. 지금은 얼떨결에 웃을 수 없는 상황에 빠졌지만, 웃으며 회사를 다녔을 때가 너무나도 그립다. 오늘은 유난히도 웃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레 깨닫게 된 날이었는데, 바로 어느 과장님들 때문이다. 내가 아는 두 명의 과장님들은 늘 여유로운 마음으로 회사를 다녔다. 난 그 분들의 그런 모습이 좋아서 가끔씩 옆에 끼어서 땡땡이(?)를 치기도 했는데, 과장님들의 계약이 끝나고 난 뒤 그분들이 없어진 회사는 삭막하기 그지 없었고(특히 나에겐) 잠깐이라도 짓궂은 농담이나 장난을 거시는 분들이, 회사에서 딱딱하게 ‘안녕하세요’말고 ‘하이요’라고 인사하는 분들이 없어져서 참 지루하고 공허했다.   


 오늘 어쩌다 회사 안이 너무 답답해서 잠깐 환기할 겸 사무실에서 나왔는데, 과장님 분들이 짜잔하고 나타났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과장님들과의 재회였다. 알고 보니 다녔던 회사는 꼭 한 번 씩 들른다며 지금 막 연락하려 그랬다고…. 그렇게 반갑고도 즐거운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잠시 카페에 앉아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여전히 그 분들은 여유롭게 농담도 잘하고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으셨다. 그 분들과 담소 끝에 다음에 또 오실 것을 기약하고 헤어지면서 어느 새 방긋방긋 웃고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곤 회사에 올라가서 일 마칠 때까지 꽤나 기분이 좋았다.    


 맞다. 역시 웃어야 기분이 좋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지만 쉽게 잊어버리고 사는 이치이다. 웃음이라는 게 없으면 삶이 너무 퍽퍽하고 지루한 것. 근래 웃을 일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또한 내 스스로 웃는 법을 몰라서 날 웃게 만들어줄, 날 웃겨줄 사람들을 기다리기만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결국 스스로 웃는 자가 웃음을 불러오고 다른 이들에게도 웃음을 나눠줄 수 있는 것 아닐까. 지난 날의 나를 떠올려보면 맨날 죽을 상을 하고 회사에 앉아있었던 것만 같다. ‘회사는 원래 그런 곳이다’ 하면서.  


 물론 사람이 매일 시시때때로 웃어 댈 수는 없다. 웃어 댈 수도 없고 그렇게 하기도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웃는 것이 진짜 이기는 자 아닌가 싶다. 남들이 다 지쳐있을 때 자기 자신도 너무 지치지만 그럼에도 웃을 수 있는 사람, 여유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 같다. 나는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여유 있는 사람인지? 얼마나 스스로 웃을 수 있는 사람인지? 너무 여유가 없어서 웃지 못하는 사람은 아닌지.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인지. 웃을 수가 없다면 왜 웃을 수 없는지도. 나를 되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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