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스레드, 그들만의 잘못된 사랑 방식

내밀인의 영화 노트

by 우수수

25.04.18

팬텀스레드 (Phantom Thread)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 2018 / 미국



2975_11260_4839.jpeg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이라, 이번에도 도전해 봤다.

하지만 보는 내내 이해할 수 없었다.


잔잔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조차도 너무 잔잔해서 졸음이 쏟아졌고,

결국 두 번에 나눠서 겨우 다 볼 수 있었다.

열심히 본 성의에 비해 등장인물 중 누구에게도 쉽게 정이 가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들의 감정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하나씩 찾아보고 곱씹다 보니,

이 영화는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해되지 않아야만 했던, 그런 관계의 이야기였던 셈이다.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04-18_%EC%98%A4%ED%9B%84_9.24.52.png?type=w966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04-18_%EC%98%A4%ED%9B%84_9.45.04.png?type=w966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04-18_%EC%98%A4%ED%9B%84_9.59.11.png?type=w966

장면 하나하나가 예쁘고 우아하다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04-18_%EC%98%A4%ED%9B%84_10.14.26.png?type=w966

뭔가 수더분하고 촌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꾸미면 고급스럽기도 하고

매력적인 얼굴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04-20_%EC%98%A4%ED%9B%84_5.18.22.png?type=w966

<관계 안에서 힘의 균형이 어떻게 흐르고, 그 속에서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존재감을 느끼는가>


이상한 방식으로 사랑을 느끼는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이상한 사랑 이야기다...


죽은 어머니와 알마,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이어져 있는 운명 같은 실.


그 안에서 누구 하나에게도 쉽게 마음이 가지 않는 대단한 영화다.


어떤 존재가 나약함을 드러내고

자신에게 기대려 할 때, 그걸 사랑이라 느끼는 기묘한 감정.

그 연약함을 통해 상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존재감,

그리고 그로 인해 관계의 주도권을 쥐려는 욕망이 교묘하게 드러난다.

사랑인지 지배인지 모를 그 경계에서 인물들은 아주 조용한 방식으로 충돌한다.


이 영화는 오묘한 균열과 미세한 틈에 집중해서 (?) 만든 이야기 같다.

완전히 공감되지는 않지만, 묘하게 납득되는 지점들이 있다.


이렇게 잔잔하면서도 빈틈없이 꽉 찬 이야기로 관계를 풀어내는 감독의 능력은 대단하다.

매그놀리아와는 정반대의 결이지만, 여전히 난해하고, 여전히 인상 깊다.


조금 더 알아보고 더 천천히 이해해보고 싶다.

그래도 이런 오묘함과 미세함을 다루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는 참 좋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백만 엔 걸 스즈코, 침묵이 만드는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