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밀인의 영화 노트
25.04.18
팬텀스레드 (Phantom Thread)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 2018 / 미국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를 꽤 좋아하는 편이라, 이번에도 도전해 봤다.
하지만 보는 내내 이해할 수 없었다.
잔잔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조차도 너무 잔잔해서 졸음이 쏟아졌고,
결국 두 번에 나눠서 겨우 다 볼 수 있었다.
열심히 본 성의에 비해 등장인물 중 누구에게도 쉽게 정이 가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들의 감정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하나씩 찾아보고 곱씹다 보니,
이 영화는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해되지 않아야만 했던, 그런 관계의 이야기였던 셈이다.
장면 하나하나가 예쁘고 우아하다
뭔가 수더분하고 촌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꾸미면 고급스럽기도 하고
매력적인 얼굴
<관계 안에서 힘의 균형이 어떻게 흐르고, 그 속에서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존재감을 느끼는가>
이상한 방식으로 사랑을 느끼는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이상한 사랑 이야기다...
죽은 어머니와 알마,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이어져 있는 운명 같은 실.
그 안에서 누구 하나에게도 쉽게 마음이 가지 않는 대단한 영화다.
어떤 존재가 나약함을 드러내고
자신에게 기대려 할 때, 그걸 사랑이라 느끼는 기묘한 감정.
그 연약함을 통해 상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존재감,
그리고 그로 인해 관계의 주도권을 쥐려는 욕망이 교묘하게 드러난다.
사랑인지 지배인지 모를 그 경계에서 인물들은 아주 조용한 방식으로 충돌한다.
이 영화는 오묘한 균열과 미세한 틈에 집중해서 (?) 만든 이야기 같다.
완전히 공감되지는 않지만, 묘하게 납득되는 지점들이 있다.
이렇게 잔잔하면서도 빈틈없이 꽉 찬 이야기로 관계를 풀어내는 감독의 능력은 대단하다.
매그놀리아와는 정반대의 결이지만, 여전히 난해하고, 여전히 인상 깊다.
조금 더 알아보고 더 천천히 이해해보고 싶다.
그래도 이런 오묘함과 미세함을 다루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는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