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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SS Oct 11. 2016

詩 이렇게 행복한 날에도 결국

사는게 뭐라고 161011





당신과 헤어지고 집에 가는 길


등 뒤에서 

하루 동안 쌓였던 외로움이 

멈추지 않고 쏟아진다


다 젖어 버렸네

축축해


머리를 넘기고 하늘을 본다

달이 붉다

붉은 달이 검은 구름 뒤로 숨었다가

내가 지나가니 다시 나온다


이 불안,

오늘 하루가 너무나 행복했는데

갑자기 찾아오는

하루의 마지막 장


그건 하루의 끝일뿐인데

다시 발을 옮겨 앞으로 간다 집으로 집으로


새 반지를 한쪽 방향으로 돌린다

불안하다

반지를 돌려서 불안해진 걸까

불안해서 반지를 돌리는 걸까


밤은 어김없이 찾아온다니까 젠장,

오늘따라 

그 잔인함에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담배로 스스로를 껴안는다


스스로를 껴안는 법은 많다

당신이 나를 껴안아 주기도 하지만

나도 나를 껴안아준다


오늘 밤은


집으로 가는 길이 멀다.





-(黑愛, 이렇게 행복한 날에도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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