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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160724 무제

사는게 뭐라고 07.24

by SHaSS




우리는 우리는 말이야,

우리 사이에는 배려와 위로와 아픔을 나누고자 하는

그런 아름다운 사랑이 길 위에 이유 없이 떨어져

있는 가을 나뭇잎처럼 채워지기를 바란다.


두 손을 모아 힘을 쥐면 심장이 보내는 움직임이

불규칙하게 느껴진다. 너의 손도 나의 손도 그렇겠지.


소중히 한다는 것, 무언가를 아낀다는 것, 아낄 만한

것이 이 세상에 그리고 내 손바닥 위에 있다는 것.

그건 공기만큼 흔하고 자연만큼 쉽게 지루해지는

것이 아닐까.


나는 아직 긴 이야기를 쓸 용기가 나질 않지만

이렇게 소박하게 혹은 사치스럽게 짧게라도 검은

잉크를 흘린다.




네 눈에 흐르는 눈물을 한 방울 한 방울 모으면

무엇이 될까.

그 눈물을 받아먹으면 나는 그 눈물의 속만큼 투명

해질 수 있을까.


바닥으로 추락하는 동안 그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사랑한 것들과 사랑하지 못한 것들을 빠르게

떠올리면 나는 무엇을 쓸 수 있을까

그게 너였다고 말하면

너는 나를 믿을까.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답도 없는 질문을 나는

연필 속살 깍듯이 습관적으로 또 조심성 없이 던진

다. 목적 없이.


나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몸으로 걸어 다닌다.

어쭙잖은 용기로 발을 뻗지만 이내 성기는 거추장

스럽다. 잘라버릴 수 없는 이 욕망, 삶에 대한 욕심.

그것은 우리의 숙명이 아닐까.


마음에 허기가 져있는 아이는 먹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








-黑愛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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