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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낡은 구두 인생

사는게 뭐라고 07.25

by SHaSS



급하게 들어간 술 두 잔에

지배당한 몸을 끌고 밤 사이를 걷는다

저 밤 사이를 걸어가는 늙은 두 마리 개를

한번 보아라


흔들흔들 주체 못 하는 몸뚱아리를

어쩌자고 이 곳까지 끌고 오는가

한 마리는 고기를 먹고 행복해하고

술친구는 찐 고구마를 들고서도 행복해하는구나


늙은 두 마리 개는 집까지 터벅터벅

낡은 구두를 끌고 갈터이다

신발을 벗으면 아이들은 자고 있을 것이요

아내는 피곤한 하루의 마무리를 눈인사로

그대에게 최선을 다할 것이요


그대는 오늘 어떠했소

왜 술을 급하게 마셨소

채 소화되지 못한 안주거리들이

왜 젖은 구두 옆에 뭉개진 채로

당신 양복 주머니에서 뱉어진 채로

더럽게

나오는가 말이요


왜 그댄 말이 없소

벌써 곯아떨어졌나 보오




-(黑愛, 낡은 구두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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