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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SS Sep 09. 2016

詩 피

사는게 뭐라고 160909




내 피는 보이지 않는다, 투명하다

물도 아니고 선홍색 액체도 아니고 공기도 아니다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나는 

그 보이지 않는 피를

펜에 묻혀 글을 쓰는 환자이다


병원에는 가지 않는다

병원비는 있지만 그 돈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과자를 사 먹는다


피는 목덜미에서부터 흐르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 피를 볼 수 없었기에

나만이 나의 출혈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외로웠다.




-(黑愛,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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