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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엉군 Apr 26. 2020

퍼블리시티, PR 베이직의 재해석

보도자료와 친구들


PR에 가장 명확한 결과물을 가져다 주는 것은 퍼블리시티(Publicity) 활동입니다. 언론홍보로 해석되는 퍼블리시티는 PR회사의 전통적인 기본 서비스이자 기업들의 가장 일상적 활동입니다. 또한 PR 실무자의 기본역량을 높이고 언론 등 공중과의 접점을 만드는 핵심적인 활동이기도 합니다.


퍼블리시티 활동은 뉴스성이 있을 때 파급력을 얻습니다. 뉴스는 새로운 발견, 의외의 사건사고, 이면의 진실을 다룹니다. 육하원칙 중에서 한 요소가 ‘시의성’과 관련해 특출 나게 두드러지면 정보 가치가 높아집니다. 조직의 성장과 생존에 관련된 이슈라면 시의성과 관계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속된 생태계가 성장 중이거나 사회경제적 의미가 클수록 정보 가치도 올라가며, 이는 특종을 노리는 언론과 결합해 고도의 정보활동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팩트가 부족하다면 통찰력을 활용


퍼블리시티 활동은 보도자료, 기획기사, 인터뷰, 기고, 사진기사, 현장취재, 공동기획, 기자회견 등 다양합니다. 단, 활동의 전제가 있습니다. 조직의 뉴스에 관심을 가지는 언론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죠. 아무리 훌륭한 아이템을 기획해도 기사화해 줄 언론이 없다면 퍼블리시티는 완성되지 못합니다. 때문에 조직의 키워드와 경쟁사에 기초해 기사를 조사하고 언론사와 기자 정보를 정리하는 미디어리스트 개발이 출발점이 됩니다.


조직이 속한 산업을 담당하는 기자들이 있다면 퍼블리시티의 기본인 보도자료 활동이 가능합니다. 보도자료는 ‘새로운 발견’에 해당하는 기사의 소스를 제공하는 활동입니다. 때문에 자료는 한 편의 완성된 글보다는 의의와 사실관계를 정리한 정보 체계로 접근하면 좋습니다. ‘새로운 발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해외 트렌드, 통계자료, 설문조사 등의 내용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괜찮은 보도자료는 기자의 촉을 건드리고 PR인을 정보원으로 자리매김해 줍니다.


담당 기자가 없을 경우에는 통찰력을 전하는 기고문이나 기획기사가 효과적입니다. 기고문은 특정 이슈에 대한 관점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매체력이 수반된다면 그 파급력은 국경을 넘어 모든 인플루언서에게 도달됩니다. 기획기사는 생태계 흐름 속에서 경쟁사와 함께 나란히 노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생태계 전반을 조명하는 작업은 언론은 물론 독자들에게도 언제든 환영받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반면, 인터뷰는 초기 스타트업과 NGO에게는 여러모로 조심스럽습니다. 의도하지 않은 헤드라인과 편집으로 흐를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뉴미디어를 통한 맞춤형 정보 활동


미디어가 진화하면서 퍼블리시티도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정 공중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완성된 정보가 아니더라도 진행 단계의 일화들을 힘 빼고 알리는거죠. 기업은 브랜드 저널리즘 개념을 도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문 블로거나 충성 고객들로 이동했습니다.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인플루언서들은 SNS를 통해 팬에게 생각과 소식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직은 어떤 정보를 알리면 좋을까요? 상장기업 공시제도는 좋은 참고가 됩니다. 법령은 이해관계자가 알아야 하는 주요 경영활동이 발생했을 때 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중요 정보’가 ‘제 때’ 공개되지 않으면 주주, 고객, 거래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경영활동으로는 실적, 이사회 결의, 계약, 임원 변동, 내부 거래 등이 있으며 전자공시스템(DART)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립니다. 공시 내용은 증권부 기사로 이어지죠.


이는 NGO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NGO는 민간조직이지만 개인 기부금과 공공 기금 지원을 받기 때문에 그 결과를 엄격하게 알릴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연간 재정보고 외에는 의무적으로 알릴 의무와 규제가 업습니다. 때문에 정관 목적상의 주요 결정과 결과가 발생했을 때 적시에 알린다면 후원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홈페이지에만 올려두지 않고 이메일, 문자, 메신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전달한다면 더 효과적일 겁니다.







TIP. 해석의 여지가 많으면, 보도자료


퍼블리시티는 좋은 날보다도 궂은 날에 빛을 발합니다. 대기업에 근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조직에서 자회사의 청산 공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청산 기간이 길었고 해당 기업명도 바뀌어 조용히 진행하려는 내부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조직이 경영권 이슈로 많은 관심을 받던 시기라 경쟁사나 언론에 악용될 여지가 있는 소스였습니다.


법무팀을 찾아가 문의했습니다. 공시가 나가면 분명 의혹의 시선이 있을테고 관련 문의가 들어올 텐데 우리의 입장을 어떻게 전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대화가 오간 뒤 우리의 문답을 보도자료로 배포하면 어떨지 조심스레 제안했습니다. 언론의 의혹이 익명의 관계자 코멘트를 만나면 찻잔에도 태풍이 부는 법이니까요. 다행히 법무팀과 상부에서 컨펌을 했고 해당 공시와 보도는 깔끔하게 전달되었습니다.


사건, 사고, 손실 등 해석의 여지가 많을 때는 저희 입으로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 때에는 예상되는 질문과 반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보의 윤곽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개요와 입장. 보도자료는 실로 퍼블리시티의 베이직 오브 베이직입니다.



* 표지 이미지

https://www.teachingenglish.org.uk/article/fluency-activities-lower-lev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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