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말실수를 했다(22.10.19)
왜 내가 상처줘놓고 시무룩한걸까
농담을 잘해서 분위기 띄우는건 능사가 아니다. 내 말이 창이나 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입조심해야하는게 맞다. 그게 지혜롭고, 말씀에도 특히 말에 대해 그렇게나 강조를 한 이유를 알겠다.
나는 오늘 최대 큰 실수를 했다. 실장님에게 상처를 줬다.
내가 실장님에 대해 잘 모른다. 솔직히 말하면. 직장생활 8개월정도만에 사람을 어떻게 완벽히 파악하겠나. 그래도 실장님은 생각보다 묵묵히 일하는 편이고, 잘난체를 하거나 거만하지도 않다. 늘 몇마디 더 하고 싶은거 꾹 참는게 보인다. 내가 존경하는 부분은 그분의 스펙이나 커리어가 아니다. 그냥 인품이다. 적어도 믿을만한 분. 관계에 대해 진심어리게 대하려고 노력하시는 분이고, 업무상에도 저 사람이 지나치게 과중하게 업무를 하고 있지는 않나 늘 예민하게 살피시는 분이다. 그런 부분에서 실장님의 노력이 대단하다고 여겨질때가 많다. 나이 많은 선생님들에게 존대하며 업무를 이야기를 하고, 관계속의 스트레스가 있지만 사람을 깍아내리며 얘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오늘 실장님에 대해 <앞에선 웃고 등 뒤에는 칼 꽂는다>는 표현을 했다. 사실, 나는 이 말이 술자리에서 나온 것이었다. 학예사 선생님들과 둘러앉아서 이말저말 하다가 나온거였다. 악인에 대해 얘기하다가 한 선생님이 <앞에선 웃고 등뒤에서 칼 꽂는 사람>이 진짜 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길래, 그건 실장님? 하면서 꺄르르 웃었다는 걸 실장님에게 말한것이다. 그 순간, 실장님의 표정이 싸해졌다. 한순간에 분위기가 얼음장이 되었다. 본인 스스로 사표를 쓰는것에 대해 책임과 부담감을 엄중히 여기고 있는데,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는데, 이걸 <칼꽂는다.><다른 선생님이 업무를 다 맡았다>는 둥의 이야기를 나불댄 것이다.
나는 왜 이럴까?
실장님은 정말 실망하고 슬픈기색으로 앉아 있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저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을 뿐이었다.
성경에 보면 <마음에 가득한 것이 입으로 나온다>했다. 그럼 내가 실장님에 대해 <앞에서 웃고 등뒤에서 칼 꽂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건 아니었다. 절대 그런분은 아닌데,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여기서 발생한것 같다. 나에게는 실장님의 존재가 컸다.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 많이 의지했다. 크게 무언가를 하지는 않지만, 실장님은 그냥 묵묵히 내 얘기를 들어주셨다. 그런 분이 한순간에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사실 저 표현처럼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마음도 아팠다. 그래서 표현이 저랬다. 마음에 가득한게 맞다.
다음 날 실장님 얼굴을 봐야하는데, 참... 낯뜨겁다. 나는 실장님이 좋은데, 나로 인해 너무 슬퍼보여서 다가갈수가 없다. 입방정으로 인해 이 관계가 이대로 끝날까 무섭기도 하다. 내가 상처줘놓고 시무룩한 이유가 뭘까. 분명 내가 잘못한건데, 관계가 깨질까 무서운거구나. 이마저도 어쩔수 없는 부분인건가. 왜냐하면 그분이 날 용서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부분 같다. 하. 10대나 20대에는 하지 않는 고민들이 30대 이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결혼생활을 하면서 정말 많은걸 알게 된다.
관계마저도 내 욕심껏 할 수 없다는 걸. 그거야말로 폭력이라는 사실을. 말 한마디에도 깨질 수 있다. 나를 받아주고 존중해준다면 감사한 일이라는 걸. 이제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