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미운 날(2022.11.16)
시스템 욕만 할 수 없고 나도 답답하고
하루 종일 한숨만 나온다. 집에 이 기분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강가에 차를 댔다.
행정감사에서 회의 운영비때문에 엄청 지적을 받고, 1인 식비가 2만원에서 8천원으로 삭감되었다. 현재 재단은 대표이사가 공석인 상태이고, 우리 박물관도 실장님이 공석인 상태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행정은 행정대로 난리고, 도대체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난감하다. 1인 8천원으로는 박물관 근처에서 식사대접을 할수가 없다. 박물관 근처 음식점이 2군데 뿐이고, 닭볶음탕, 매운탕만 취급한다. 사업때문에 박물관 찾아주시는 손님들에게 식사대접을 해야하는데, 근처에 김밥집도 없거니와 70~80세 어른들께 김밥을 어떻게 내놓느냐고 난리다.
당장 내일이 학술대회. 사무실은 어떻게 행정처리를 할 지 난감해서 이말저말이 나온다.
별말이 다 흘러나오는데 듣기가 싫다. 오전부터 관장님은 왜 행사를 앞두고 휴가를 쓰느냐 소리지르고, 직원은 엄한 곳에 쌍욕을 하며 화를 푼다. 지나가던 내가 이 모습을 보고 마음이 어지러웠다. 행정문제 때문에 사무실은 밥값 문제로 소란이다.
아침에 기운차게 출근해서 앉아 있는 내내 나도 심기가 불편하다. 이러한 구조속에서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재단도 짜증나고, 재단의 규정으로 이리저리 머리굴리고 앉아있는 박물관도 짜증나고, 관장님도, 학예사선생님들도, 절대 먼저 나서지 않는 시설팀도, 다 짜증이 난다. 점점 마음이 넌덜머리가 나는 기분이다. 지나가는 직원의 쌍욕을 들으니 사실 괴롭고, 사무실에 앉아있어도 내가 여기 왜 앉아 있나를 몇번이나 생각해야했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행정감사 이후 행정팀의 조치에 말도 안되는 논리로 박물관들만 고생시킨다며 관장님의 일장연설을 들어야했고, 옆 선생님은 행사준비, 행정감사로 인해 마음이 무거워진 분위기를 어떻게든 띄워보려고 하셨다. 웃자고 하는 소리에 웃음이 나지 않고 쓴웃음만 난다. 밥을 우적우적 소마냥 먹으며, 재단 욕을 하는 그 테이블에서 그 돈으로 밥을 먹는 내가 한심스러웠다. 잘먹었다고 했지만 너무 씁쓸하다. 마음이 점점 닳는다. 이게 맞는거냐.
하루가 너무 길다. 정신적으로 너무 괴롭다. 모든 직장인의 비애인건지. 유독 나만 그런건지.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