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온다._23.6.14
낮술하고 퍼질러 자다가 아이를 픽업해봤다.
어제는 밭일에 끌려가서 열일을 했다. 밭일도 능숙해진다. 원하든 원치않든 내가 해야하는 이 일들. 오늘은 어머님이 당일치기 여행을 가신단다. 마음으로 행복했다. 아이들 아침부터 픽업을 부리나케 해주고, 난 신났다.
아무것도 안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작정했었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미리 사두었던 맥주를 꺼냈다.
아침 11시부터 들이부었다.
그리고 너무 좋았다. 술이 모자랐다. 남편 먹으라고 사뒀던 막걸리를 땄다.
알딸딸한데, 멈췄다. 낮잠을 자야했다. 알람을 맞추고 잤는데 꿈때문에 깼더니, 오후 3시. 꿈속에 아이 픽업을 놓쳐서 아이들이 집에 알아서 걸어들어오는 꿈을 꿨다.
3시 30분이면 집에서 나가야한다.
생애 경험하지 못했던 낮술을 결혼 10년차가 되어 해본다. 아주 괜찮다. 나중에는 혼자 강가가서 돗자리 깔고 낮부터 먹어야봐야겠다는 상상을 했다.
브런치에 글쓰기도 좋고, 친구와의 수다, 맛있는 먹거리, 여행 등 다 좋지만.... 내가 해보니 아무도 없는 집에서 햇빛 들어오지 않게 커튼 쳐놓고 먹는 낮술이.... 쾌감이 들었다. 비밀스럽게 혼자서 이런 일을 저지르는게 너무 좋았다. 이런 일탈이 나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정신을 아주 놓아버리고 싶을때, 낮술. 괜찮다.
언젠가 강가로... 술들고... 낮에... 바깥에는 못나갈지도 모르나... 차안에서 술 까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