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로 만난 한 엄마가 집근처로 왔다.
한강을 바라보며 벤치에 앉았는데, 비닐봉지에서 주섬주섬 맥주 한캔을 꺼낸다.
<캬. 일탈이네.>
오늘 하루종일 내가 해야할 일들을 끝내고, 발 동동 구르며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벤치에 앉아 한강을 보고 밤바람을 맞으며 맥주를 마시니............... 남들은 이런 기분을 만끽하며 사는구나 싶었다.
현재 상황은 아이들이 여행을 가서 집에 없고, 우리 둘은 학교에서 만난 학부모지만, 술까지 텄으니, 참 이런것도 괜찮네 싶었다. 알딸딸한 기분으로 이말저말 하니 밤공기 좋고, 술이 모자라게 느껴질 정도로 더 취하고 싶었다.
맨정신으로 정신 똑띠 차리고 살아야한다고 늘 생각하다가, 이렇게 스르르륵 풀어지니... 이래도 되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꽤 괜찮은 기분이었으니, 걱정은 그만하고 만끽하고 싶었다.
매일 아이들과 정신없이 뛰어다닌 한강변이 아니라, 오늘은 너무나 느긋한 밤의 한강이었다. 야경도 멋지고 밤공기도 좋았다. 신기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