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상황이 어려운건 맞다._23.9.17
그런데 내가 선택을 해야하는데, 괴롭다.
사람 사는 것 별거 없다. 마음 편한 게 최고지. 라고 나도 생각은 한다. 그런데 정작 나는 최근 들어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을 버거워함을 느꼈다. 경제적으로 남편과 묶여 있고, 명의가 시댁과 묶여 있으니 뭔가 자유로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심지어는 지금 친정쪽 재산에도 내 명의가 들어가 있다. 실제로 돈에 대해 무언가를 기여하는 건 없다. 그럼에도 마음이 가라앉고 있음을 발견한다.
자유를 호소하고 싶은데,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너처럼 자유로운 사람이 어디있냐는 듯 집에 들어오면 집안일을 스캔하고, 아이들을 스캔한다. 나는 괴롭다. 완전한 자유가 아니라서. 경제적인 것 때문에 결국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지우기가 어렵다.
끊임없이 자기 얘기만 해대는 시어머님. 관심도 없는 이야기를 계속 해대시니 이건 직장생활도 이것보다 더 낫겠다 싶을 때가 있다. 외로움때문에 그러려니 하다가도 이해하고 싶지 않는 날이 있다. 선 넘는 말 때문에 자기 상처 받았다고 그말이 하고 싶어서 나를 앉혀 기어이 자기 속내를 얘기하는걸 보면서, 내가 가장 싫어했던 아빠의 모습이 떠올랐다. 내가 상처받는 건 궁금하지도 않으면서, 나한테 자기상처를 이야기하는... 경악을 할 정도로 우리는 친하지 않았는데.. 나도 따박따박 내 할말 다 하고, 내 곁에 오지 못하도록 냄새를 풍겼으니... 당신들의 외로움에는 일말의 내 책임도 있겠다 싶었던거다.
괴로운 현실에서 나름 이 방법, 저 방법을 고심하며 선택해서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드는 생각은 눈앞에 닥친 일을 해결하기 급급해서 지금 내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모르겠다는 거다. 애는 둘이나 있고, 가정을 이뤘는데도 아직도 막막함이 내 안에 가득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지만 이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고 삶의 어려움들을 잘 헤쳐가야할텐데, 내 나이 40살을 바라보는 이 시점에도 두렵고 불안하고 막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