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

누가 봐도 배부른 여편네_23.10.18

뭐를 해서 힘든 게 아니라 그냥 맥이 쭉 빠진다.

by 소국

남편이랑 카드값 때문에 디지게 싸우고, 카드를 그만 써야 한다고 다짐했으나... 오늘같이 참 <난 왜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나아지는 게 없을까?> 싶을 때는 빵집으로 가서 크로와상과 커피를 카드로 긁는다.


감정소비? 그거 나다.


하루를 버티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누리고 감사함으로 살아야.... 뭔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 같은데... 시선이 아직도 바뀌지 않는다. 내 앞에 놓인 상황과 환경이 똑같기 때문이다.


감사일기는 아이들에게 쓰라고 하고, 아이들의 이기심이 보일 때면 <야 너 너무한다. 감사할 줄도 모르고..> 하면서 정작 나 자신은 감사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재 내 몸상태, 컨디션, 내 상황, 내 환경에 따라 욱하고 나도 모르게 비아냥거렸다.


단톡방에 영화티켓이 공짜로 생겼으니 댓글을 빨리 달라고 한다. <오! 영화 본 지가 백만 년 같은데.. 이게 웬 횡재야~>라고 생각했다. 찰나의 순간에 그런 생각이 스치면서도 한편으로는 댓글을 빨리 못 달았다.


난 왜 이러지?


생각해 보니 눈치를 봤다. 이런 상황에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나. 그리고 얼마나 볼품없냐 사람이.. 글을 확인하는 사람이 과반수 넘으면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야 참 나 너무 피곤하게 산다. 자의식 과잉인지. 남 눈치를 많이 보는 건지. 이건 배려가 아니다. 생각이 들었다

차를 운전하면서, 혼자 고민했다. 뭐가 문제지? 왜 나는 살면 살수록 겁이 날까? 생각해 봤다. 오늘 아침에 유튜브에서 봤던 <전한길 선생님의 영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사람은 깡이 있어야 돼. 난 절대 가난해지지 않겠다. 난 실패를 꼭 극복하겠다. 와신상담!! 알겠냐?? 내가 벤허를 얼마나 많이 봤다고~~>


나는 뭘 극복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과거 매번 상황과 환경에 나를 끼워 맞추는 식으로 살았다. 지금도 여전하다. 더 이상의 꿈을 꾸지 않고 현실에 나를 맞추어 살았다. 부모님이 그러니까. 우리 집 형편이 그러니까. 결혼을 했는데 남편의견은 나와 다르니까. 어머님 생각은 그러니까. 그런데 상황과 환경에 맞추어 살면 꼭 남 탓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한 선택에 대해서도 책임지지 않고, 방관하거나 회피한다. 그래 이게 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방관과 회피. 그렇게 비겁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느낌 때문에 계속해서 머릿속이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 같았다.


그러면 나는 도대체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 상황과 환경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지금 처한 상황과 환경에 굴복하고 싶지 않다.>


이 말에는 사람도 포함이다. 그래. 이게 내 인생 목표이자 목적이고 이게 다이겠구나 싶다. 돈이 없어서 서럽고, 시집살이로 눈치 보이고, 애들, 남편이 너무 좋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고.. 나라는 사람은 그냥 뭐 부속품? 역할? 로만 존재하는 것 같고, 이상하리만큼 눈치를 너무 많이 볼 때는... 저 말을 생각해야겠다.


눈치 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 마음이 있으면 됐다. 그 이상의 짐을 지려고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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