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_23.11.23
진짜 말 안 들어.
얼굴 보고 하는 대화만 대화가 아니다. 쓱 지나가면서 하는 말도 이상하게 타인을 겨냥하는 말일 때가 있다. 난 겨냥해서 한 게 아닌데, 생각해 보면 상대방은 황당할 수 있다.
겨냥해서 라기보다는.. 그동안의 불만이 혼잣말이 될 때 위험한 것 같다.
<말 좀 잘 듣고 행동으로 내 눈앞에서 해줬으면 하는 거.>
이거 좀 위험한 발상 같아서 기록으로 남긴다. 어린 시절 내가 자라온 방식 아닌가. 지금도 어머님한테 듣는 소리를 내 자식에게 하고 있다. 이미 각인되어 버렸을 수도 있다. 나는 말을 듣지 않는 아이라고.
양육을 하다가 환경도 받쳐주지 않고, 내 역량도 모자랄 때 절망감이 든다. 대물림에 대해서도 얼마나 생각해 봤는지 모른다. 대물림을 두려워하면 아무 말도 못 한다. 나의 사고방식과 말이 그토록 허술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생각을 바꾼다.
<이 모자람 속에서도 이렇게나 커준 걸 고마워해야 하지 않겠니. 나 자신아>
그래. 맞다. 돌봄의 아이들에게도 더 이상 뭘 바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전하게 나와 타인이 불편하지 않게 놀기만 약속이 된다면, 뭘 더 바라겠나 싶다.
<진짜 말 안 들어>가 아니라 어쩌면 내 귀가 닫혔을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다. 우리 아이들은 아마 잘 들으려고 엄청 애썼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꼭 나처럼. 그러니 더 이상 바라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