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실패가 시들어져 가는 것보다 낫다._25.6.5
직장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1. 나는 일을 못한다.
2.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잘 못 맺는다.
3. 업무환경과 특징에 맞춰 빠르게 대처도 안된다.
옆의 선생님은 여전히 힘들다. 곁을 내주지 않는 사람과 일을 한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밥값은 하려고 뭐라도 하려는데... 나참... 그렇게 내가 꼴 보기 싫은 건지. 본인도 몸이 성치 않아서 웃는 얼굴 하기가 어려운가 보다.
그건 그렇고, 만족도 100%의 직장이 어디 있겠냐만은, 참 속이 썩는다.
가족도 직장도 모두 지쳐있다. 지친 상태에서 책임 있는 관심이 아니라 자기 체면을 위한 관심은 그냥 관음증 같다. 역할에 충실한 기계처럼 돌아가는 직장이나 가정이다. 여기서 무얼 기대할 수 있을까? 신입인 나는 벌써부터 이런 생각을 하는데 이곳에서 10년씩 일하시는 분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곳에 계시는 걸까?
눈에 보이는 완벽한 실패는 미련도 없다. 그냥 그게 결과니까. 충격받고 다시 시작한다. 그런데 이건 시들어져 가는 과정이다. 온갖 말들에 의해 화나고 열받고 스트레스받고... 인생을 허비하는 중 같다. 뭐 하는 짓인가? 하면서 그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다. 적어도 내 아이에게는 그런 인생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내가 똑같은 짓을 하고 있지 않나.
<일하러 다니면서 무얼 하고 있는 건가?> <도대체 나는 지금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는 건가?>
사실 나는 모든 걸 알면서도 받아들이고 인정하기 어려웠던 건 아닐까? 몸으로 밀어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지금 이 현실이 무거워서. 결국은 내가 결정해야 하는 건데, 남의 탓 환경 탓 내 탓을 하며, 모르겠다를 반복하며 외면한 건 아닐까.
이 시듦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나와 내 주변이 다시 무언가를 해볼 만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지나고보면 별거 아닌 것들에 초조함과 불안함을 떨치고...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과연 그게 가능하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