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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 보고 싶은 장소 만들기

거인의 생각법 286 - 공유하고 싶은 기억 만들기

by 와이작가 이윤정

"오늘 점심 어땠어?"

"가격은 좀 비싼 감이 있어. 그런데, 맛은 괜찮았어."

"그치? 메뉴 선택은 처음이니까. 스테이크랑, 스파게티, 샐러드, 음료까지, 세트니까. 내가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맛은 있었어. 다른 음식 또 먹어보고 싶긴 해. 다음에 또 오지 뭐."

"그래. 나도 좋아."


월요일은 가족, 즉 남편과 함께 외출을 합니다. 점심을 주로 외식하는 편인데요. 가능하면, 집 근처가 아니라 드라이브하면서 바람도 쐴 겸 송파구를 벗어나보려고 합니다. 그러던 중에 광교에 교보문고 매장이 있다는 걸 알아뒀기에, 언제 한 번 가봐야지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맞습니다. 어제는 광교 교보문고를 가기 위해, 점심 식당을 예약하고 갔어요. 갑자기 광교가 이맘때 떠오른 이유는 며칠 전에 SNS에서 광교 스카이뷰 스타벅스 매장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낯선 지역을 처음 방문할 때는 어디에 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부동산 임장을 처음 갈 때도 그럴 수 있는데요. 처음 가 본 곳은 눈에도 잘 안 들어오고, 어디가 어딘지 위치 파악도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뇌가 낯선 환경에 노출되면,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겠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스멀스멀 나타납니다. 주차도 어디에 해야 할지 모르지요.


어제 처음 방문한 O식당은 네이버로 '광교'를 티맵 지도에서 검색해 봤습니다. 티맵은 데이터 기반으로 목적지를 찍고 가는 곳이라 신뢰가 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거든요. 소요시간도 파악할 겸 들어갔다가, 사람들의 선호 맛집을 찾아봤죠. 그중에서 저희 부부가 좋아하는 메뉴를 골랐고, 식당을 하나 선정했습니다.


1시 30분에 예약했어요. 집에서는 대략 50분 내외 걸렸습니다. 아침에 처리할 일이 있어서 12시 30분에 나가야 했지만, 몇 분 늦게 출발했죠. 차가 별로 막히지 않아서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실 늦을 까봐 남편이 취소하라고 했지만, 일단 저는 가보고 안되면 취소하자는 생각이었어요.


건물을 찍고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아브뉴 프랑이라는 건물 지하 주차장이었는데요. A부터 D구역까지 있습니다. 처음이라 어디에 주차할지 몰라 보이는 빈자리에 차를 대었습니다. 네이버 지도를 펼쳐보니, 식당에서는 어떻게 오면 편리한지 지도아래 상세 설명에 주차 구역과 번호를 지정해 주고 D 6번과 D8번 사이로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까지 올라와서 왼쪽으로 돌아오면 된다고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위치가 설명되어 있어서 식당 방문하는 사람들이 안내해 준 방법대로 찾아가기 한 번에 찾을 수 있었습니다.


메뉴는 미리 안 보고 간 터라 점심 세트를 고르고, 메뉴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스테이크와 레몬이 들어간 이탈리안 파스타를 골랐어요. 샐러드, 음료가 포함되어 있었고, 브리오슈, 마늘 바게트 식전 빵이 나왔습니다.


음식 먹기 전에 음식 사진과 배우자 사진, 홀 내부, 메뉴 사진을 찍습니다. 이유는 저는 가족 밴드에 올려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함이고, 남편은 얼마 전에 시작한 맛집 블로그에 하나씩 글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이전에는 음식 먹기 전에 제가 사진 찍으면 배우자가 차렷 자세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제는 각자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습니다. 식당 들어가기 전이나 나와서 매장 외부 전경도 찍습니다.


식사를 마치니 주차를 4시간이나 지원해 줘서 광교 호수 공원까지 걸어가 보려고 했습니다. 걸어서 18분 걸려서 운동 겸 걸어갈 거리긴 했지만, 왕복해야 하고, 가는 길에 에너지를 소비할 것 같아서, 몇 미터 걸어가다가 차를 가져가기로 합의했습니다.


광교 호수 공원 근처에 41층 스타벅스가 있다길래 주차하고 가보려고 했죠. 지하에 들어갔더니 주차할 곳이 없습니다. 한 자리가 보여서 주차하려 했더니, 아주머니 한 분이 주차자리를 찜하고 서 계십니다. 잠시 후에 차가 오더니 그곳에 주차를 하는 바람에 저는 지하 4층까지 내려갔죠. 주차 공간이 없었어요. 결국 포기합니다. 밖으로 나와 교보문고 광교점에 주차했어요. 더 널찍하고 여유자리가 있었어요.. 교보문고에서 책 한 권 사면 2시간 플래티넘 회원은 무료주차가 가능하니 마음 편하게 주차합니다. 길 건너 스타벅스에 가봤더니, 그곳에도 역시나 자리가 없네요. 석촌호수 만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더 넓어 보였습니다. 남편과 그냥 1층으로 내려와 호수 공원을 몇 분 걷다가 왔어요. 날이 차가워, 교보문고 위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아메리카노 두 잔 마시고, 몸을 녹입니다. 주차도 2시간 해주시더라고요. 교보문고에 내려가 매장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잠실점 보다 넓어 보였어요. 그런데 처음 가다 보니, 책이 눈에 잘 안 들어왔죠.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남편과 오늘 보낸 시간을 공유했습니다. 점심 메뉴는 어땠는지, 광교 동네는 어떤 느낌인지. 저는 처음이라 낯선 경험이라 익숙하지 않았다고 했어요. 음식 맛은 경기도 동쪽 지역보다는 맛이 고급스러웠고, 대신 가격도 비싼 느낌이었어요. 남편은 동탄, 별내, 하남, 위례 같은 2기 신도시 느낌이라 지역은 익숙한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같은 장소를 방문해 어떤 느낌이었는지 공유하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낯선 동네에 갈 때는 저는 첫째, 맛집을 찾아서 가 봅니다. 둘째, 서점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걸어서 다닐 만한 지역을 찾습니다. 넷째, 주차 정보를 확인합니다. 차로 둘러보고, 주차한 다음 동네를 걸어보거든요. 다섯째, 다녀와서 아파트 시세를 확인합니다.


가족과 처음 가는 지역을 조금씩 확장해나는 중입니다. 늘 익숙한 곳만 있다가, 낯선 지역에 다녀오니 할 말이 많아지죠. 이 동네 와서 살아볼까?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뚜벅이라 싫다고 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남편과 낯선 추억을 하나씩 만들어 가는 중이에요. '그땐 그랬지!'라고 하면서 사진 보고, 글 들여다보면서 추억 되새김하는 순간이 흐뭇해집니다. 가고 싶은 곳을 하나씩 늘여가는 중입니다.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세상을 바꿀 힘이 있습니다.

Write, Share, Enjoy, and Repeat!


파이어족 책 쓰기 코치 와이작가 이윤정

2800일+ 꾸준한 독서, 365독 글쓰기 노하우

책 한 권으로 삶을 바꾸는 실천 꿀팁

3월 책쓰기 수업, 독서모임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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