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을 남기는 투자

400-38『사람을 얻는 지혜』행운의 여신을 너무 오래 시험하지 말라

by 와이작가 이윤정

일주일 전, 송파 강동 지역 강의를 하신다며 K님이 시간 되면 와줄 수 있냐고 부탁을 하셨다. 공저 북토크가 예정되어 있어서 참여하기 어렵다고 했다가, 날짜가 바뀌면서 참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오전 10시부터 강남역 인근에서 강의가 시작이었다. 교회 마치고 가느라 10시 30분에 도착했다. 강의는 오후 1시까지 예정되어 있었지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으신 K님은 1시 30분이 넘도록 열정을 내뿜으신다. 뒤풀이가 있다고 해서, 근처 스타벅스로 이동해 몇몇 사람들과 추가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자리가 있었다.


14명 이상 뒤풀이에 참여했다. 둘씩 마주 보며 의자를 나란히 붙였지만 오른쪽 끝에 앉아 있던 K님 목소리가 우리 자리에선 들리지 않는다. L님과 맞은편에 앉은 부부, 미혼 여성, 결혼을 곧 앞둔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마 후 K님이 우리 앞에 왔다. K님이 일어 선 자리에선 이야기가 들리지 않을 것 같다. 내가 그 자리로 옮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볼까 싶어 자리를 옮겼다.


실거주를 다음에 어디로 옮길까 고민 중이었다. 한 분은 결혼하면서 경기도 북동쪽에 청약에 당첨되었다고 했다. 올해 10월 즈음이면 비과세로 팔 수 있어서, 서울 동대문구나 송파구까지 서울 중심부로 옮겨오고 싶어 했다. 30대 후반으로 보이던 그분은 재테크를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이는 18개월이고, 탄탄한 직업도 가지고 있었다. 하는 일도 즐겁다고 했다. 조찬 모임에서 L님이 자주 거론했던 지역이 어떤가 싶어, L님에게 질문을 하고 싶다고 한다. 내가 모르는 지역이라 그들에게 해당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더 이상 주고받을 수 없었다. 대신 아내가 휴직기간 동안 사업을 하게 되었고, 지금 사업이 전 직장에서 받는 월급보다 많아져 퇴사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문득 권해 주고 싶은 책이 떠올랐다. 캐럴 로스의 <당신은 사업가입니까?>다. 직장 다니면서 사업을 하다 보면, 이 사업이 무한정 잘 될 거라는 행운의 여신을 오래 믿기 쉽다. 직장에 다닐 때야 사업이 망해도 직장이 있으니 여유를 갖고,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만 하는 경우, 올인이야 할 수 있지만, 그만큼 불안이 커진다. 짊어지는 무게가 무겁다.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 직장이 주는 혜택이 담겨 있고, 사업할 때 챙겨 두면 좋은 책이라 문득 떠올랐다.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 지역에 투자를 하고 싶어 하길래, 한 가지 질문해 봤다. "그때 가서, 그 집 누가 살까요?" 재테크 투자를 하면 지금 사서, 언제 판다라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실거주라면 안 팔아도 되고, 언젠가 이사하고 싶을 때 팔 수도 있다. 하지만 똑같이 샀다가, 최고점에 팔려고 할 때는 사는 사람의 심리를 이해해야 한다. 그때 사려고 하는 사람은 그 집을 왜 사고 싶을까? 지금이야 오를 것 같아서 사지만, 가격이 올랐을 때는 팔고 싶은 사람만 있고, 살 사람이 없다. 투자 책들에서 머리가 아니라, 어깨에 팔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어깨는 내려가는 어깨가 아니라, 올라가는 어깨다. 조금이라도 행운의 여신이 다른 사람에게도 깃들 수 있도록 까치밥을 남겨두는 일이다. 물론 아쉽고, 아깝다. 하지만 팔고 싶을 때 마음대로 팔리지 않는다. 투자란 남들이 관심 없을 때 미리 공부해서 쌀 때 샀다가, 사람들이 너도 나도 관심을 가질 때, 가격이 올라가는 중간에 팔고 나와야 하는 일이다. 가격이 올라가고 있을 때 손을 놓을 수 있는 일, 까치밥을 남기는 일이다.


까치밥을 남기는 실천 투자법 3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익률 목표를 미리 정해두고, 욕심 전에 떠난다. 10% 오르면 매도라는 명확한 매도 목표를 수립한다. 매수 시점이 아니라, 매도 기준까지 만들어둔 사람이 오래 버티고,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까치밥은 아쉬움으로 남겨 둔다. 며칠 전 금융주, 증권주가 급등했다. 목표 수익률에 근접해 50% 이상을 매도했다. 앞으로 정부가 바뀌면서 이제 더 오를 수 있다. 내 목표 수익률은 100%, 즉, 두 배 수익 보자 하고 투자했는데, 두 배까지는 아니지만 97% 수익이 났다. 까치밥을 내려놓고 팔기로 했다.


둘째, 누가 살 것인가를 먼저 떠올린다. 그 집 그 가격에 누가 살지, 그 종목 그 가격에 누가 살 것인지 반드시 구매자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작가가 독자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처럼. 남들이 관심 가질 때 빠져나오는 전략이다. 욕심부리다가 그 타이밍을 놓치면 팔기 어렵다.


셋째, 행운은 영원하지 않다. 항상 플랜 B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하강 곡선을 늘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행운에 속지 마라>를 미리 읽고 대비가 필요하다. 현재의 안정망이 주는 가치까지 챙겨야 하고, 하락했을 때도 내가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는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행운은 계속되지 않는다. 착각에 빠지면 판단이 흐려진다. 승리의 순간에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최고의 타이밍이란 늘 지나고 나서야 보이는 법이다. 이기고 있을 때 내려놓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한 단계 멀리 바라보는 진짜 고수라고 생각한다. 가장 빛나는 순간에 한 발 물러서서, 다음 기회를 준비하기로 한다.


참, 작가도 독자를 위한 까치밥을 남겨 두어야 한다. 작가의 감정을 다 표현하는 게 아니라, 독자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주는 일이다.


Write, Share, Enjoy, and Repeat!

"이기고 있을 때 행운을 버릴 줄 알라."

400-38『사람을 얻는 지혜』행운의 여신을 너무 오래 시험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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